제국도시 뮐하우젠(Mühlhausen)

그 8 - 뮐하우젠 맛집(1), 수제맥주집 "Brau zum Löwen"

by 깨달음의 샘물

여행에 나서면 볼거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먹거리이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그 지역의 맛집으로 유명한 곳에서 맛보는 것의 중요성이야말로 (영어식 표현이라 내 그리 즐기지 않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여행길에 오를 때면 그 누구라도 맛집 검색을 해보고, 여행지에서 "이것만은 꼭 먹어봐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코로나 사태에 더하여 개인적 일이 겹쳐 국내에만 머물다가 근 5년만에 독일여행에 나선 나 또한 그러했다. 그렇지만 검색같은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내 마음속에 먹거리 버킷리스트는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말고 내가 독일에 살 때 즐겨먹던 음식들을 다시 맛보겠다는 생각이 너무도 뚜렷했던 것이다.


독일하면, 역시 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맥주회사만도 수백개 아니 수천개가 있으며, 그들마다 고유의 맥주맛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나라가 독일이다. 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수백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수제맥주전문점들이 있으니, 이들만 순례해도 최상의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곳 뮐하우젠의 호텔에서 정말 괜찮은 수제맥주 전문점을 소개받았는데, 아마 아래 사진을 보면 그 누구라도 한걸음에 내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일어설 것이다.

이곳에서는 1m나 되는 오리지날 튀링엔 소시지도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맥주와 소시지의 환상적 조합이 눈에 아른거려 잠을 청하기도 쉽지 않았다.

다음 날 오픈시간에 맞춰 그곳으로 달려갔는데, 그곳이 바로 오늘 이야기하는"브라우하우스 줌 뢰벤(Brauhaus Zum Löwen)"이다. 아, 브라우하우스가 양조장이란 뜻인데, 간판이 너무 높은 곳에 달려 있어.

브아루하우스 줌 뢰벤은 뮐하우젠 시내 한복판에 있다. 뮐하우젠 관광에 나섰을 때 으레 들리기 마련인 "독일 농민전쟁(Deutscher Bauernkrieg)" 기념관 바로 앞에 있어 찾기도 쉽고. 아래 사진이 브라우하우스 줌 레벤의 노천 테이블인데, 그 뒤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독일 농민전쟁 기념관이다.

노천 테이블에 앉아 한잔 하고 싶었는데, 보다시피 비바람이 심해서 할 수 없이 실내로 들어와야만 했다. 실내에서 밖을 바라보며 사진을 한장 남겼다.

아래 사진속의 사람들은 영업개시 전에 잠깐 쉬고 있는 종업원들인데, 내가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나서 그나마 비가 좀 그쳤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24시까지. 독일에서 이렇게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은데, 24시까지 영업을 한다는 이야기는 늦은 시간까지 손님들이 많이 찾을만큼 맥주가 맛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1시에 문을 열자마자 들어갔더니, 아직까지는 손님이 한두 테이블 정도에 불과하다. 덕분에 매장의 모습을 한가로이 사진기에 담을 수 있었다. 일단 맥주가 만들어지는 곳을 사진기에 옮겨 놓은 다음,

주방 앞에 있는 맥주를 따르고, 기타 음료를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하는 공간을 사진에 담았다.

실내는 우드 톤을 기본으로 하여 테이블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로 꾸며 놓았는데, 나에게는 이 공간이 가장 고급스러워 보였다.

난간의 꽃장식이 화려해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차분하게 정제된 분위기를 보이는 곳도 있다.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에서 가장 넓은 홀은 이곳인데, 아래와 같은 사진을 얻고 싶다면 적어도 11시 20분 전에는 들어가야 될 듯하다. 11시 30분을 넘어서면서부터 손님들이 그야말로 밀물처럼 밀려들어와 빈자리가 거의 없게 되니 말이다.

메뉴. 왼쪽이 식사(Speise), 오른쪽이 음료(Getränke).

레스토랑이란 곳에 들어오면 마실 음료를 쉽게 고르고, 음식을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곳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집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식으로 치면 족발에 유사한 학세(Haxe)를 골랐는데, 양이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울만큼 많다.

육류를 별로 즐기지 않는 나는 농어 필렛을 택했는데, 맛도 맛이지만 피클(?)과 한께 서비스되는 접시가 귀엽고 앙증맞기 그지 없다.

여기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라트 카르토펠(Brat Kartoffel)"을 추가했다. 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브라트 카르토펠이란 감자를 구운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감자요리를 이렇게 내는 곳을 찾아 보기 쉽지 않다.

오랫만에 먹어봐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맛은 세가지 모두 환상적이다.

아, 앞에서 내가 마실 음료를 고르는 것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왜 힘들었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일 맥주라고 해봤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독일 맥주의 전형 필스(Pils), 밀맥주인 바이젠(Weizen), 그리고 흑맥주(Dunkel) 정도가 전부인데...라면서 말이다. 그에 대한 답은 아래 사진으로 대신하기로 하겠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곳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에서는 무려 8종류의 맥주가 서비스되고 있다.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필스는 맛보기로 결정했는데,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필스를 "제국도시의 필스(Reichstädtisches Pils)"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그 다음부터 선택이 어려웠는데, 바이젠으로 마음이 기울다가 이름이 재미있어서 "약국 흑맥주(Apotheker Dunkel)"를 주문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우리가 주문한 두가지 맥주가 너무 맛있었고, 이는 자연스레 다른 맥주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기 때문이야. 운전을 하며 독일을 누벼야 하는 나에게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 흘러갔고, 결국 내 선택은 아쉽지만 여러 종류의 맥주를 조금씩 맛만 보는 것이었다. 그를 위해 플라우멘-믹스(Pflaumen-Mix), 바이젠, 쿠퍼비어(Kupferbier), 그리고 브롬베어-믹스(Brombeer-Mix) 조합의 테스터를 선택했다. 이것들이 어떤 것을 재료로 하는지는 저 위에서 보여주었던 사진을 참고하기를 비란다. 술을 그리 많이 마시지 않는 집사람은 브롬베어-믹스(가장 오른쪽의 것)에 완전 꽃혔다.

100% 수제 맥주칵테일도 맛보고 싶었는데. 이것까지 마셨다가는 정말 운전에 지장을 받을까봐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시내 관광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을 만났다. 아까 날씨가 이정도만 됐어도 저 파라솔 밑에서 한잔 했을텐데...하는 진한 아쉬움이 있다.

브라우하우스 줌 뢰벤. 한마디로 강추한다. 맥주 맛 일품이고, 음식맛도 최고인데다가 매장의 분위기도 굿이다. 특히 종업원의 서빙 태도도 괜찮았고?아, 내가 먹은 정도로 먹으려면 예산은 얼마쯤 생각해야 되는가?를 물어오는 친구가 있었는데, 카드 사용내역은 49.1유로(7만원)라고 되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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