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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Apr 01. 2024

독일 도시에서 만나는 "노천(露天) Cafe"들...

제게는 자유로움 속에 감춰진 규율의 상징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내가 유럽의 도시들을 머릿속에 그려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고 또 가장 부러워하는 그네들의 노천카페, 더 정확히 말하면 노천카페'문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사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노천카페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지만, 그 대부분은 자신들의 영업장 한 부분에 옥외 테이블을 설치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유럽의 노천카페들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다니는 공로(公路)상에 들어서 있는데, 이 점에서 우리나라의 노천카페들과는 그 격을 약간 달리한다. 


노천카페를 보았을 때 갖게 되는 첫인상은 '자유로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 또한 처음에는 노천카페가 주는 그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더운 여름날 햇살 부서지는 파라솔 밑에서 뜨거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실 때면, 왠지 모르게 내가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 들기도 했고. 사실 태양이 작렬하는 노천카페에서 뜨거운 커피(꼭 에스프레소가 아니어도 좋다)를 마시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하여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유럽의 노천카페, 그리고 그것이 창출해 내는 자유로운 분위기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왜냐하면 그러한 자유로운 분위기는 나를 릴랙스 하게 만들어,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는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만들곤 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내 나중에 북극지방에 가게 되면, 에어컨을 켜놓고 얼음 꽁꽁 빙수를 만들어 먹어야지...라는 생각. 


그런데 언젠가부터 유럽의 노천카페를 생각할 때 갖게 되는 부러움의 대상이 바뀌게 되었다. 아니 여전히 자유로운 분위기도 부러움의 대상이니, 더 부러워하는 것이 생겨났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내가 자유로운 분위기보다 더 부러워하게 된 대상은 바로 그들의 노천카페 문화였다. 즉, 공로(公路)상에서 노천카페의 형태로 영업을 하다가도 정해진 시간이 되어 장사를 파하게 되면 영업을 하던 자리를 정말 깨끗이 치우고, 다시 거리를 원래의 주인인 시민들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문화가 한없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이제 독일의 노천카페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하겠다.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독일 도시인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남쪽으로 70km가량 떨어진 만하임(Mannheim)이란 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파라데플라츠(Paradeplatz) 옆의 노천카페인데, 틀림없이 내가 걸어 다니던 길 위에서 이렇게 태연히 장사를 하고 있다.  

역시 만하임의 노천카페인데, 이들 카페가 들어서 있는 자리 또한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보도이다. 더욱이 이들 노천카페는 시가전차(Strassenbahn)가 다니는 길가에 있어 번잡하기 그지없다. 어찌 보면 약간 위험한 듯도 하고.

이곳은 우리네 노천카페와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이 또한 보도 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독일에서 만난 노천카페/레스토랑 몇 곳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먼저 이것은 고타(Gotha)라는 도시의 시청사 앞 광장에 들어서 있는 노천카페/레스토랑인데, 뒤쪽에 보이는 붉은색 건물이 16세기에 지어진 고타의 시청사이다.  

이것은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슈베칭엔 성을 갖고 있는 도시인 슈베칭엔(Schwetzingen)의 성광장(城廣場, Schlossplatz) 앞의 노천카페/레스토랑이고, 

이것은 슈파이어 대성당(Speyer Dom)을 갖고 있는 독일 중부 도시 슈파이어(Speyer)의 중심거리인 막시밀리안거리에 들어서 있는 노천카페/레스토랑이다. 

그리고 이것은 프랑크푸르트로부터 북쪽으로 1시간 정도쯤 달리게 되면 만나게 되는 600년 전통의 대학도시 마부르크(Marburg)의 시청사 앞 광장인데, 보다시피 늦은 시간까지 성업 중이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시청사... 

다만 마부르크 시청사 앞 광장의 노천카페들은 보행자전용구역에 있어서 그런지 낮에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 테이블이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바이마르(Weimar)를 오갈 때 하루 묵어가던 도시인 풀다(Fulda)란 곳의 노천카페/레스토랑인데, 

이곳에서 이렇게 한 잔 하며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이 나의 최대의 낙이다.  내가 마시고 있는 맥주는 나의 최애 맥주인 빗부르거(Bitburger). 처음 맛보면 조금 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한번 그 맛에 빠지면 빠져 나오기 힘들게 만들게 하는 마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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