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달음의 샘물 Oct 13. 2023

베토벤 어머니의 묘는 어디에 있을까?

본(Bonn)의 "구 묘지(Alter Friedhof)"에 있습니다.



지구상에 수많은 음악가들이 명멸했지만 세상은 오직 단 한 사람의 음악가에만 성인(聖人)이란 이름을 허락하여 악성(樂聖)이라 부르고 있는데, 두말할 것도 없이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바로 그 사람이다. 잘 알다시피 베토벤은 엣 서독의 수도였던 본(Bonn)에서 출생하여, 22살에 당시 유럽음악의 중심이었던 빈(Wien)으로 나아갈 때까지 젊은 날을 본에서 보냈다. 한편 본에 있는 그의 생가는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베토벤 하우스(Beethonen-Haus)란 이름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는데, 출입문 위쪽에 '베토벤생가(Beethoven Geburtshaus)'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출입문 옆으로 베토벤 하우스에 대한 설명과, 개관시간 등이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다.

그리고 출입문을 들어서면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의 베토벤 흉상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베토벤은 그의 음악활동의 주무대였던 빈에서 57세의 나이로 사망하는데, 현재 빈 외곽의 빈 중앙묘지(Wiener Zentralfriedhof)의 '음악가 묘지구역'에 모차르트, 슈베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과 나란히 묻혀 있다.

이처럼 베토벤의 묘지는 (그의 생가와 함께) 잘 보존되어 있고, 여전히 많은 찾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리고 묘지 앞에는 이들이 가져다 놓은 꽃들이 언제나 그득하다. 그런데 이처럼 베토벤을 훌륭한 음악가로 키워낸 베토벤 부모님의 경우에는 - 내가 알고 있는 한 - 단지 베토벤 어머니의 묘만 확실하게 보존되어 있는데, 베토벤 어머니의 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본 외곽에 있는 "구 묘지(Alter Friedhof)"이다. 본의 구 묘지는 1715년에 조성된 것으로,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넓은 구역에 많은 묘가 들어서 있다. 때문에 베토벤 어머니의 묘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아래 사진과 같은 지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구 묘지의 출입구는 지도 위쪽에 독일어로 Eingang이라고 쓰여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베토벤 어머니의 표는 지도 가장 아래쪽에 형광펜으로 표시되어 있는 곳(지도상의 6번)이다. 아, 구 묘지 중앙에 있는 71번에도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이 보일터인데,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간단히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베토벤 어머니의 묘는 입구 정 반대편의 나무도 별로 없는 담벼락에 이렇게 자리하고 있다. 분홍색 꽃이 피어 있는 화분이 없었다면 다른 묘들과의 구분도 쉽지 않은 형태로 말이다. 

비록 베토벤 어머니의 묘 자체는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분홍색 꽃 뒤편의 묘지석에 적힌 말은 참 감동적이었다. 하여 몇 번씩이나 다시 읽어 보았는데, 그곳에는 "여기에 베토벤의 어머니, 마리아 막달레나 베토벤이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베토벤이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만) 그녀는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이자 최고의 여자친구였다"라는 적혀 있었다. 아, 베토벤 어머니의 결혼 전의 성(姓)은 케베리히(Kevereich)이었네.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독일 또한 결혼을 하면 남편 성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베토벤 어머니의 묘지석에서 보듯이 사망을 하게 되면 묘지석에 결혼 전의 성을 밝혀 놓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던 구 묘지 한가운데 있는 묘(지도상의 71번)는 세기의 연인이라고 불릴만한 두 사람의 묘인데, 바로 슈만(Robert Schumann)과 클라라(Clara Schumann)의 묘이다. 이 두 사람을 이야기할 때면 보통 이렇게 슈만과 클라라라고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 사람을 이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반감이 있다. 왜냐하면 클라라(Clara Wieck)가 슈만과 결혼하였으니, 클라라는 결혼 전의 성인 빅(Wieck) 대신에 남편의 성인 슈만(Schumann)을 써서 클라라 슈만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결혼 전의 성을 따서 "슈만과 빅"이라고 하던지, 아니면 둘 다 슈만이 되었으니 각자의 이름만 가지고 "로베르트와 클라라"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세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슈만과 클라라라고 부르고 있으니... 나 또한 사실상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묘 하단부. 이곳에는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이라고 제대로(?) 적혀 있다. 아, 클라라의 결혼 전 성(姓)인 빅(Wieck)이 적혀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베토벤 어머니의 묘와 관련하여 이미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는 것으로 하겠다. 







이전 05화 바덴바덴에 브람스(Brahms)의 여름별장이 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