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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Dec 02. 2023

부드러운 컨츄리 음악의 선구자 "John Denver"


- 나의 40년 애창곡 "Take me home country road"





1. 존 덴버와의 첫 만남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술을 한잔 걸치고  노래 부르는 것에 탐닉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 술자리에서의 곡 선택이 Pop이 주류를 이룰 때면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내가 즐겨 부르던 노래가 있었는데, 오늘 이야기하는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바로 그것이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읊조리듯이 부르는 노래 스타일 때문에 '팝의 은유시인'이라 불리는 존 덴버(John Denver, 1943~1997)가 1971년에 발표했고, 그를 스타덤에 앉게 했던 불후의 명곡 "Take me home country road". 오늘은 그 노래를, 그리고 그를 불렀던 존 덴버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 노래를 내가 어찌하여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그리 명확하지 않다. 다만 가사 속에 등장하는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가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원인의 하나라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 곡이 히트했던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Dream의 다른 표현이었을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니 말이다.  존 덴버의 영어 발음이 상대적으로 듣기가 편해서 중학교에 들어가며 처음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내 귀에도  가사가 잘 전달되었던 것 또한 그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기도 하다. 오랜만에 감미로운 존 덴버의 음성으로 들어보는 Take me home country road이다.


2. 존 덴버, 그는 누구인가?


존 덴버의 본명은 헨리 존 도이첸도르프 주니어(Henry John Deutschendorf, Jr.)이다. 그러니 Deutschendorf가 성(姓)인 셈인데, Deutschendorf는 독일어로 '독일 마을'을 뜻한다. 이름에서 보이듯 그의 집안은 독일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할아버지 때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고 한다. 결국 존 덴버는 독일계 3세인 셈이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존 덴버라는 이름은 사실 예명인 것이 되는데, 어쨌거나 John Denver라는 이름 대문에 Denver를 그의 성(姓)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존 덴버가 본래의 성인 Deutschendorf를 버리고 John Denver란 예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젊은 시절 밴드활동을 할 때 Deutschendorf라는 이름이 현수막에 쓰기도 힘들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이름을 제대로  읽지도 못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음악활동을 할 때 쓸 예명을 만들어야 했는데, 존 덴버는 자신이 미국에서 가장 사랑했던 도시 Denver를 이름에 사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 우리가 아는 John Denver인 것이다.

컨츄리 음악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컨츄리 음악을 사랑했던 존 덴버의 모습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그 결과 컨츄리 음악에 잘 어울릴법한 존 덴버의 모습이라고 생각되는 사진을 찾았는데, 사진의  출처는 사진에 나와 있으니 생략하기로 하겠다.


아, 컨츄리스런 이미지를 찾다 보니 훗날 존 덴버의 또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동그란 안경이 안 보이는 것이 많이 아쉽기는 하다.





이름 말고도 존 덴버에 관해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로는 "존 덴버가 덴버 시(市)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있는데, 존 덴버는 (덴버시가 아니라)  콜로라도주 남쪽에 붙어 있는 뉴멕시코주의 로스웰(Roswell)이라는 자그마한 동네에서 태어났다.


존 덴버는 여전히 가수로 활발히 활동하던 1997년 비행기 사고로 홀연히 세상을 떠난다.  이렇게 말하면 공연이나 여행 때문에 이동을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그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불귀의 객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또한 사실과 많이 다르다. 존 덴버는 비행기에 관한 수많은 면허를 갖고 있을 만큼 비행기에 관한 한 거의 전문가였고, 그래서 틈만 나면 비행기를 몰고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런데 문제의 그날, 그는 자신의 손에 익지 않은 새로운 기종의 비행기를 몰다가 그만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존 덴버는 가수치고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미국 공군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될 정도로 유명한 파일럿이었던 아버지(이름은 당연히 Henry John Deutschendorf, Senior)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뉘 알았으랴. 존 덴버에게 너무나 친숙한 존재였던 비행기가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이유가 될 줄이야.


3. 존 덴버의 음악


존 덴버는 직접 곡을 쓰고 노래도 하는 싱어 송 라이터였는데, 컨츄리 음악은 그의 음악을 지배하는 특징 중 하나였다. 위에서 이야기한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그러했고, "Rocky mountain high" 또한 같은 계열의 곡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번엔 이 노래를 들어보기로 하겠다.

존 덴버의 노래 중에는 기본적 베이스는 이들과 같을지언정 그의 다른 노래들과는 조금  성향을 달리하는 노래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존 덴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더해지며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던 "Annie's  Song(1974)"이 있다. 존 덴버가 자신에게 밤과 숲처럼 감성을 불어넣어주는 사랑스러운 그의 아내 Annie에게 헌정한 곡이란 사실이 더해지며, 온 세계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노래로 너무도 유명했던 Annie's  Song을 안 들어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인간사란 것이, 참 오묘하다. 그렇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 노래가 공전의 히트를 한 뒤 8년이 지난 1982년에 이혼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같은 해에 발표한 "Sunshine on My Shoulder" 또한 마치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서정적 가사로 인기를 끌었는데, 국내에서는 영화 Sunshine의 OST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비록 약간의 차이를 보인 곡들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보면 존 덴버의 음악은 여일했다. 어찌 보면 그것이 존 덴버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랬던 존 덴버가 1985년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시도로 음악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데, 바로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3대 테너 중에 한 명으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 1941~)와 손잡고 클래식과 팝과의 만남을 시도한 사건이 그것이다.


요즘에야 크로스 오버(Cross Over),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피쳐링(featuring) 등의 이름으로 이질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간의 협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예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두말할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테너와 미국의 컨트리 송을 대표하는 가수의 만남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Perhaps Love"이다. 아래 사진이 앨범 재킷인데, 너무 젊은 플라시도 도밍고의 모습이 나에겐 조금 생경스럽다.

사진출처: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300011635

자, 이젠 "Perhaps Love"를 들어 보아야겠다. 화질과 음질 모두 별로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공연 실황 버전이 이곡의 분위기를 전달하기에는 가장 적당할 것 같아서, 아래 버전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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