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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너머, 기적을 믿는 마음

나를 다 잡는 긍정 확언

by 은빛지원

오늘의 필사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었던가. 그것만이라도 알았다면 벌써 많이 진보했을 것이다."

<장폴 사르트르 소설 > 구토


나 역시 두려움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눈만 감으면 아침까지 세상모르게 잠들던 내가 요즘은 새벽 서너시에 눈을 뜬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던데,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다. 잠은 너무나 달콤한 휴식인데, 나이 들었다고 쉽게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까운 수면 시간을 날려 버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본다. 하지만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장사 걱정, 건강 걱정, 노후 걱정…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를 다잡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생각의 늪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뒤척이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온다.


2틀간 엄청난 양의 나물과 오곡밥을 준비했다. 탈탈 털리듯 모두 팔리고 나니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남편은 늘 걱정이 많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조금만 준비하라고, 혹여 남으면 어쩌냐고. 하지만 나는 산더미처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손님을 불러본다.


"멀리서 일부러 왔어요." "사장님 나물 먹고싶어 왔어요."

"일 년 만이에요."

"지나다 혹시나 하고 들러 봤는데 여전하네요. "

멀리 이사가고 거리가 멀어서 못 오시던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반가움의 나의 수다가 길어졌다.


기적 같은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마감하며 텅빈 냉장고를 보니 이틀간의 고된 노동의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그래,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냈다. 하지만 아직 나는 건강을 챙겨야 하는 3년차 암환자이다. 대표자로서 큰 행사에는 내 몸을 다 내놓아야 한다. 힘듦과 두려움은 이순간 내겐 사치일뿐이다. 자영업 하는 입장에서 요즘은 장사하기 정말 어려운게 현실이다. 불황에 여러가지 여건들이 좋지 않지만 이또한 견뎌내야 하는것이 자영업자의 몫이다. 그래도 믿음으로 찾아 주는 고객님들 덕분이에 건재 할수 있음이 감사하며 이또한 지나 가리라 믿는다.


두려움 극복을 위해 나를 위한, 나를 위해, 긍정 확언을 외쳐본다

"넌 이미 성공했어."

"넌 이미 세상을 다 가졌어."

"넌 최고야."

"넌 잘될 거야."

"정말 잘될 거야."

"심히 잘될 거야."

"진짜 잘될 거야."


스스로에게 건네는 이 말들이 나를 힘나게 한다. 두려움의 정체를 다 알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나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내일도 또다시 기적 같은 하루가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나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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