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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나를 더 단단하게 한다

by 은빛지원

오늘의 필사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 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 행복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정신적 성장과 깊이는 슬픔을 통해서 더 강하게 길러진다는 것이다. 슬픔을 겪어내는 과정에서 정신적 근육이 생겨나고 사고의 깊이가 더 해진다 만약에 행복하기만 했다면 정신적 성장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렝드 보통 에세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행복은 우리를 편안하게 하지만,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슬픔을 견뎌낸 시간들이다. 만약 내 삶이 늘 행복하기만 했다면, 지금의 나는 이렇게 단단해질 수 있었을까?


예전에 심리 상담을 받으러 다녔을 때 상담사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살아온 시간 속에서 겪은 아픔들이 결국 당신을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나요?"뭐야 이건? 상담을 통해 내 안에 묻어두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하면서 들었던 말이다. 어린 시절의 나, 상처받고 외로웠던 열 살짜리 내면의 아이. 시부모님과 함께했던 힘든 시간들. 남편과의 갈등. 예상치 못했던 고난들. 그 순간들은 분명 아팠고, 버거웠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말했다.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당신이 있는 거예요. 오히려 그들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말이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어떻게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들에게 감사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종종 그 말이 떠올랐다. 그거였어. 그게 맞네.

내가 버텨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 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

나는 많은 상처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정신적 근육이 단련되어 가고 있었다. 슬픔이 나를 성장시켰고, 사고의 깊이도 더 해졌다.

만약 내 삶이 평탄하기만 했다면, 지금처럼 도전하고 부딪치고,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용기가 생겨났을까 ?


돌이켜보면 지난 60년 동안 행복한 순간도 많았고, 아프고 슬픈 기억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 온전한 행복, 슬픔이 없는 건 아니다. 행복은 나를 쉬게 했지만, 슬픔은 나를 성장시켰다.


슬픔도 결국 삶의 일부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나의 모습이 달라진다.

그러니 상처를 원망하기보다, 그 시간을 견뎌낸 나 자신을 더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살아가면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단순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보다, 때로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열 살짜리 내면의 아이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본다.

“괜찮아. 그 시간들이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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