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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선하나 나의 하루

작은 습관들이 모여 나를 만들다

by 은빛지원

스티브 잡스 연설문,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사>

리드 대학은 그 당시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서체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캠퍼스의 모든 포스터, 모든 서랍의 라벨이 손으로

정성스럽게 디자인된 서체로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을 그만둔

후, 필수 과목을 듣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략) 그때는 그 어떤 것도 제 실제 생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년 후, 우리가 첫 번째

매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할 때, 그 모든 것이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매킨토시에 아름다운 서체를 탑재했습니다. 그것은 컴퓨터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중략) 물론,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점들이 어떻게 연결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10년

후에 돌아보니 그 점들이 아주 분명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점 여러분은 미래를 미리 내다보고 점들을 연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과거를 되돌아볼 때만 그 점들이 연결됩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지금 하는 일들이 언젠가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점을 찍어왔을까? 그리고 그 점들은 어디로 나를 이끌고 있었을까?

오늘도 습관처럼 필사를 하고 글을 쓴다. 처음엔 그저 따라 쓰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문장을 베껴 적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문장 옆에 내 감상을 적기 시작했다.

감정은 생각이 되었고, 생각은 글이 되었고, 어느새 그것은 나의 언어가 되어가고 있었다.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는 필사 노트. 나는 매일 한 줄 , 한 문장을 쓰며 나를 다듬고 있다.

요즘엔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그 메시지를 실행이 옮기기로 하고 매일 모닝 페이지를 쓰는 습관도 생겼다. 이 또한 처음엔 단순히 “일기처럼 써보자”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내면의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다는 걸 나는 느낀다. 잠시 나를 들여다본다. “ 지금 내가 찍어가는 점들이 과연 맞는 걸까?”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작년에는 5시 기상을 잠시 멈추고, 6시에 일어나 보기로 했던 적이 있었다.

수면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한 시간이 나에게서 가장 집중되는 시간을 가져갔다. 너무 아까운 시간었다. 잠으로 버려졌던 시간을 창조했다.

아침의 고요함과 맑은 정신은 저녁엔 이런저런 방해요소들이 많아 집중의 시간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요즘은 자연스럽게 밤 10시면 졸음이 쏟아진다. 몸이 스스로 수면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침 스쾃 100개 챌린지도 덕분에 꾸준히 하고 있다.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체력이 좋아졌다는 걸 실감한다.

이런 작은 루틴들을 점검하며 나는 나에게 맞는 리듬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하나의 점이었다. 작은 필사의 한 문장, 모닝 페이지 세 쪽,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벽의 습관. 그 점들이 하나의 선이 되어 나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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