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에서 나의 삶으로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라. 타인의 평가는 우리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좋은 아이, 착한 딸, 예의 바른 사람이 되도록 길들여져 왔다.
부모님 세대부터 내려온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는 말은, 나로 하여금 내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게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안 돼”, “싫어”라는 말도 하지 못하게 길들여졌다.
칭찬받고 싶었고, 관심받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주체가 되기보단, 늘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사람을 좋아했고, 집 안은 늘 북적였다. “잠깐 차 한 잔만요”라는 말로 시작된 수다는 하루 종일 이어졌고,
속으로는 “이제 좀 가세요...”를 외치면서도 결국 국수 한 그릇을 끓이며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결국 나는 도망갈 궁리를 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 시간도 나름 즐겼는지 모른다. ‘좋은 사람’, ‘착한 언니’라는 평가를 은근히 즐겼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진심을 다하면 상대도 알아줄 거라는 믿음 속에서
나는 점점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쓰며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깨닫는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그들의 평가는 내 행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삶은 결국 내 몫이고, 내 감정과 내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그 시절이 아쉽지 않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 시절이 그립거나,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시간 속에서도 삶을 배웠기에, 부정하지 않을 뿐이다. 지금 나는 조금씩, 진짜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타인의 눈이 아닌, 나의 마음을 기준 삼아 살아가려 한다.
타인의 평가는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나는 오늘도 나로 살아가기 위한 연습을 한다.
그리고 이 문장을 읽는 당신도, 당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조금씩, 천천히,
우리는 그렇게 진짜 삶에 가까워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