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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따라오는 마음

생각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른다

by 은빛지원

《법구경》 고타마 싯다르타

“나쁜 생각을 마음에 품은 채 말하고 행동하면 재앙과 고통이 쫓아온다.

마치 수레가 삐걱거리며 바퀴 자국을 쫓아가듯이.

좋은 생각을 마음에 품은 채 말하고 행동하면 복과 즐거움이 쫓아온다.

마치 그림자가 물체를 쫓아가듯이.”


생각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른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나 역시 내 안에 두 마음이 함께 살아 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가끔 악한 마음이 슬그머니 올라올 때면,

이것도 죄가 아닐까, 스스로 묻게 된다.

그럴 때마다 돌아보고 반성하고,

또 회개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닐까.

살다 보면 마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기도 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날도 많고,

상처를 받거나,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에 화를 품게 된다.

그 화는 말보다 먼저 얼굴에 드러나기도 한다.

나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

마음속엔 분명 다정한 말들이 있는데,

그걸 제때 꺼내지 못해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다.

“나는 너를 소중하게 생각해.”

“나는 너에게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

이런 말들이 분명 마음 안에 있었지만,

결국 침묵으로 넘겨버리고 만다.

그 침묵 속에서 상대는 오해하고,

나는 마음이 무너진다.

진심은 따로 있었는데…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인연에 메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안다

내 진심을 모르는 인연이라면,

더 이상 아쉬워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왜곡된 감정만 전해진 것 같아 속상하고 아팠지만,

그럴 필요도 없는 일이다.

내가 베풀 때만 좋았던 인연이었던 것.

그저, 나는 대가 없이 주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해서가 아니라,

그게 곧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진심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중에는 “정말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하며 환한 눈웃음을 건네는 손님도 있다.

그 진심 어린 한마디에 마음이 환해진다.

그 사람의 선한 마음이 내 얼굴에도 미소를 번지게 한다.

선한 마음은 결국 선한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이제는 분명하게 믿게 된다.

오늘 필사한 《법구경》의 문장처럼,

내가 품은 생각이 내 삶의 방향을 만든다.

악한 마음이 삶을 무겁게 한다면,

선한 마음은 그 자체로 복이 된다.

그림자처럼 조용히,

그러나 언제나 따라오는 마음.

오늘도 ‘선한 마음’이라는 그림자를 품고, 나는 살아간다.

생각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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