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빛나던 그 자리
몇년전 수국을 그리다 망친적이 있다. 그렇게 그림을 회피하다 결국 어제 다시 붓을 들었다. 여름꽃인 이 수국이 지금은 자취를 감쳤다.
다시 볼수없는 환희를 그림으로 옮겨 놓았다. 그토록 수국은 늘 여름을 향해 피다 가을에 꽃들이 져버린다.
토양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색이 결국 온통 천연색 물감을 다 사용하게 했다.
잠들지 않는 수국
어디선가 본듯한 솜사탕
그 어디선가 피었다 진 자리
누군가는 그 모습
늘 간직하리
그 자리에 영원하길
바라며
기억하고 싶어서
남기고 싶어
그 빈공간을 가득
채우노라
25. 11.20.
저문 가을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