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회, 그리고 월급의 향기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날의 일이다.
퇴근하던 남편이 광어회와 참치회를 사 들고 왔다.
접시에 회를 예쁘게 담고, 초장까지 정성껏 준비해
“오늘의 저녁 만찬이야!” 하며 상을 차려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어쩜 이렇게 맛난 회를 사 왔어?”
남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당신 이제 서울로 출근하잖아.
일 시작 기념으로 만찬을 준비했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살짝 뭉클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보았다.
남편의 미묘하게 올라간 입꼬리와 아직 받지도 않은 내 월급을
머릿속에서 미리 셈하고 있는 표정을.
그 즐거운 표정을 보자,
나는 남편 몫의 회까지 내 입으로 몽땅 떨어 넣었다.
백수의 마지막 밤, 배부르게 보내기 성공.
내일부터는 출퇴근만 4시간.
고된 하루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한 달 뒤 월급이 있으니 괜찮다.
그날을 위해,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