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을 넘기기 위한 생활 기술
요즘 남편 주변에서 조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항상 팩트만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얼마 전 내가 그린 그림에 대해 물었더니
“멋져. 새가 살아 있는 것 같아.”라고 했다.
그림은 엉망이었다. 배경은 들쭉날쭉했고 블로그에 올리기엔 민망한 상태였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손발이 오글거릴 만큼의 칭찬이라니.
며칠 전에는 딸기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 장을 보는 남편에게 딸기 좀 사다 달라고 했더니 농협에 딸기가 안 나왔다고 했다.
2주가 지났는데도 아직 안 나왔다고 했다.
농협에 딸기가 없다고? 그것도 좀 이상했다.
오늘 아침에는 점심 꼭 챙겨 먹으라며 미역국과 김치볶음밥을 해두고 갔다.
내가 모르는 사이 이 사람이 이렇게 스윗했나 싶었다.
이상한 일들이 겹치다 보니 이유가 궁금해졌다.
알고 보니 1월에는 낼 게 많았다. 자동차세, 조카 졸업식, 이것저것 경조사까지.
비싼 물감 사달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그림 칭찬으로 슬쩍 넘겼고,
딸기는 비싸서 조금 더 기다리자는 판단이었고,
점심은 밖에서 사 먹지 말라는 뜻이었다.
칭찬과 거짓말, 그리고 적당한 스윗함까지.
이번 달을 넘기기 위한 생활 기술이 또 하나 늘었구나 싶었다.
다음 달에는 어떤 기술이 나올지, 조용히 지켜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