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매트 위에서 만난 시상
몇 달 전부터 행간문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시와 시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각자 쓴 시조를 들고 모인다.
합평에 앞서 다음 달의 주제도 미리 알려주시는데, 다음 달 주제는 ‘사과’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처럼 역사 속 사과들을 떠올리며
각자의 사과를 형상화해 보는 것이다.
매일 먹는 사과이건만 막상 시를 쓰려니 머리에서 쥐가 난다.
무거운 머리를 이고 요가원에 가 수업을 하는데, 앗!
저 앞줄에서 봉긋한 사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납작하지 않고 쳐지지 않은 볼록한 곡선.
중력을 거슬러 힘 있게 올라온 탄성.
한 발로 서 있을 때 모아지는 둔근의 긴장감.
와사삭 한 입 깨물어 보고 싶은 애플힙 사과.
그날, 나는 내 인생의 사과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