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3.내 인생의 사과

요가 매트 위에서 만난 시상

by 봉순이

몇 달 전부터 행간문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시와 시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각자 쓴 시조를 들고 모인다.

합평에 앞서 다음 달의 주제도 미리 알려주시는데, 다음 달 주제는 ‘사과’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처럼 역사 속 사과들을 떠올리며

각자의 사과를 형상화해 보는 것이다.

매일 먹는 사과이건만 막상 시를 쓰려니 머리에서 쥐가 난다.


무거운 머리를 이고 요가원에 가 수업을 하는데, 앗!

저 앞줄에서 봉긋한 사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납작하지 않고 쳐지지 않은 볼록한 곡선.

중력을 거슬러 힘 있게 올라온 탄성.

한 발로 서 있을 때 모아지는 둔근의 긴장감.

와사삭 한 입 깨물어 보고 싶은 애플힙 사과.


그날, 나는 내 인생의 사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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