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의 틀림도 없이 아침 6시 25분마다 정확하게 알람이 울린다. 그 때 바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면 얼마나 좋으련만 현실은 5분만 더 눈을 감고 있다가 후다닥 급히 일어난다. 화장실로 가는 길목에 체중계가 놓여있다. 가장 가벼운 몸 상태가 기상 직후라고 나 자신은 믿기에 아침마다 체중을 재고 변함없는 숫자에 안심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소숫점 자리가 변한 점은 못 본체 한다.
체감기온이 영하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영상을 웃도는 날씨이지만 2월이다. 미세먼지 경보 때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던 사람들이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얼굴을 절반만 드러낸 채로 길거리를 활보한다. 어느 순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눈초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들의 속사정은 알 수 없다. 설령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마스크를 못하고 있을지라도. 배타적인 사회의 분위기는 지금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속 앓이하게 할 지도 모른다. 언제나 우리 사회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고 있을까.
궁금하지도 않은 얘기를 들어줘야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관계를 이어나가는 메타포에서 우리는 공감이라는 감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빼곡히 심어진 밭에서는 농작물이 자라기 힘들듯이 주변에 많은 이들이 있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이라는 울타리에 둘러 싸여 내 자신의 꽃봉오리도 못 피우는 것보다 한적한 들판 위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게 더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