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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진 맑을 아 Mar 06. 2020

저 마다의 겨울


2019 12 31 자정에서 2020 1 1일이 되는 순간 메신저가 신명나게 울려댔다. 이모티콘과 함께 새해  많이 받으라는 문구가 여러 단체 카톡 방에서 쏟아져 나왔다.  찰나의 순간을 제외하면 새해가 밝았다는 느낌을 크게 느끼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한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많이 행복해지기로 다짐했기에 변함없이 사람들을 만났고 자칭 마포구 보안관인 나는 홍대 연남 합정 망원의 바운더리 안에서 즐겨 가는 곳들을 다녔다. 동시에 집이 주는 안락함도 소중히 여기며 포근한 침대 위에서 차를 우려 마시며 미뤄둔 넷플릭스 컨텐츠들을 탐독했다. 책은 잠시 멀리하고 살았었다. 빼곡히  있는 활자들을 눈에 담기에는 아직 여유가 없었던  같다. 깊은 상심과 묵혀둔 감정을 던져버리기 위해 바다를 보러 갔었다. 날이 흐려 맑게 개인 하늘은 보지 못했지만 거세게 부는 비바람에 근심걱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와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온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 시간을 보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간만의 한량이였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플레이리스트를 반복 재생 시켜놓은  각자의 침대에 누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넘실대는 파도만 바라봤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탓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에서 느릿함을 보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먹고  후에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의 겨울은 이러했는데  마다의 겨울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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