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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Jul 01. 2024

그런 사람



허수경의 시에서 말 두 개를 주웠다

스쳐지지 않아 넘겼던 책장을 되돌려 

무감동의 희망, 무감동의 희망* 말해보았다


무엇을 희망하니 물었더니 

내가 하는 대답 고작 

글 쓰는 삶

이라니


감동스럽지 않아?

묻는 나에게 

그걸로 되겠어?

되물었더니 

내가 하는 대답 고작

나도 알아


써지지 않는 글을

뚝 떼어놓고

너는 어쩔 셈이니 

물었더니

갓난아기 같은 얼굴로 대롱대롱


마음이 동하고 말아

떼어놓았던 것을 다시

품에 담고 

너는 희망을 사는 사람이야

말해주었다




* <원당 가는 길>, 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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