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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Aug 05. 2024

작게 잠든 사람



어디쯤에 있을까


나를 모른 채

잠에 들어있는 너는

동그랗게 어깨를 말고

무릎 굽혀

작은 모습으로 잠에 들어있는

너는


작은 사람, 60cm였던 너를

십자가에 매달렸던 이의 모습으로

엑스레이 기계 앞에 세웠던 날

'그 남자 같아' 말해버리면

서른세 해만 내 곁에 있다 떠날 것 같아

말을 참고 고개를 흔들던


그 날을 생각하며

작게 잠든 너를 본다

서글픈 일


어디쯤에 있을 너에게

가만히 손을 대고

서른세 해 뒤에 내가 네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엄마, 하고 부르면

응, 하고 답할 수 있을까


말을 참고 가득 담아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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