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마라톤 D-42
어제 8km를 55분에 뛰었는데도 멀쩡했다. 체육관에 가서 털털이로 다리 근육을 풀다 말고 트레드밀에서 또 뛸까 망설였을 정도였으니, 나 미쳤나 봐.
평소보다 많이 혹은 빠르게 뛰었다면 다음 날은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는 책과 영상을 여럿 보았지만 다리도 가볍고 컨디션이 워낙 가뿐해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다시 8km를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왼쪽 무릎이 영 시원치 않았다. 꽤 많이 달린 것 같았는데 1km마다 알람을 울리는 스마트 워치도 조용하기만 하다. 아직도 1km를 못 뛰었다고?
결국 오늘은 걷뛰였다. 뛰다 걷다 다시 뛰는.
두 달 동안 딱 한 번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그날도 연달아 7km를 두 번 뛴 다음 날이었다. 오늘처럼 욕심내지 말았어야 했던 날.
쉬지 않고 달리는 게 매일의 목표지만 오늘은 세 번 멈춰 걸었다. 뭐 어때. 어디에 내야 하는 기록도 아닌데. 집에 와서는 아몬드유에 식물성 단백질을 타서 마셨다. 낮잠도 잤다. 두 번이나!
에휴... 욕심내지 말자. 달리는 마음아, 아무래도 네가 몸에 맞춰 뛰어야겠다. 그래야 오래, 재밌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응? (근데... 아무래도 잘, 안 될 거,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