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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Sep 19. 2023

(D-26) 아삭이 고추 파워

대청호 마라톤 D-26


"언제나 그 다른 무언가는 우리에게 압박수비를 펼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시간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요구에 자신을 맞추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익히라고 강요한다.

다른 사람들의 북소리에 맞춰 걸어가라고 요구한다."

                                                                - <달리기와 존재하기> 29쪽, 조지 쉬언



이제 속도조절까지 하며 달린다. 주말엔 오래 뛸 수 있으니 페이스를 6분 25초와 7분 45초 사이에서 완급조절해 가며 최대한 긴 거리를 달려보려 한다. 평일 새벽엔 달릴 수 있는 시간이 넉넉지 않아 6분 55초 대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려 신경 쓴다. 몸이 가벼운 날은 평소보다 속도를 높여보기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잘 달려지지 않는 날은 천천히, 그저 뛰는 데 의미를 두기도 한다.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시스템과 조직과 타인이 정한 뱡향으로, 방법으로, 속도로 무언가를 너무 열심히 해온 건 아닌지.

내가 선택한 길을 내 몸과 마음이 즐길 수 만큼 힘껏 달린다는 것, 멋진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새벽길을 달린다. 내 마음대로 살 수 있어서. 그게 좀 멋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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