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반

A와 P 1

by happysmilewriter

A의 얘기를 들으며 P는 생각이 많아졌다. 오랜 친구를 배신하고 O무리에 들고자 몸부림쳤던 R이 결국 상처만 떠안게 된 것도 안쓰럽게 느껴졌다. 차라리 R이 모진 아이였다면, 당당하게 O와 맞서며 꿋꿋하게 살아갔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R은 P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둘 다 여리고 타인의 눈치를 많이 봤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요구에 잘 맞춰주어 타인들에게는 배려의 요정처럼 받아들여졌다. 친구였던 P를 크게 상처주면서, 없던 말을 지어내서 P의 잘못으로 많은 일이 생겼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던 R이다. O무리에게 잘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고자 몸부림쳤던 한 10대 소녀는 친했던 친구에게 상처만 주고, 죽었다. 그 뒤 R의 엄마가 찾아왔다. 제발 R을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P에게 R의 유서에 너에 대한 죄책감에 우울증 약도 복용하고 내내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네가 전학간 이후에는 밥도 잘 못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R의 유서를 보여주었다. R의 진심이 담긴 유서를 보며 그제서야 눈물이 났다. 마음으로부터 R을 용서했다.
P는 엄마와 전학온 학교의 학생부장을 통해 덮일 뻔한 P와 O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A가 얼마나 노력해서 밝혀내고 전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 뒤로 A와 P는 절친이 되었다.
P는 이번 일로 알게 되었다. 소중한 존재인 부모님의 사랑을. 예전 캠프파이어나 강사님의 강의 등에서 소중한 대상에 대해 얘기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대체로 아이들은 부모님을 말했다. 떨어져있을 때 그리워지고 그들의 소중함에 감사하게 되는 부모님이지만 현실로 돌아가면 소중함을 밀어내고 짜증도 내고 신경질도 내게 되었다. 가끔 그 분들은 P를 짜증나게 했고 재미도 없는 라떼 시절 이야기를 수십번 반복해서 지겹게도 했지만 소중한 분들이다. 특히 딸의 고통을 딸 자신보다 더 크게 받으시고 딸편에서 같이 싸워주는 분이다. 부모님은 오로지 자녀만을 생각하고 계셨다는 것을 P는 제일 힘든 순간에 알게 되었다. 그분들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조그마한 불편함도 그 분들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제일 힘들 때는 부모님의 존재도 잊고 혼자 다 짊어지고 좌절한 딸이었다. 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입술로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는 본인이 힘들다는 이유로 모진 말로 반항도 하고 학교 안간다, 전학간다 등 말을 던져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주변 소중한 이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그들의 사랑을 잊지 말고 항상 표현하며 살라고 한다. P는 소중한 부모님에게 고맙다고 표현을 잘했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생각이 많아지니 이런 저런 생각들로 이어진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지난 P의 고통을 몰랐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전화온 이전 학교 담임 선생님과 용기있게 학교에 알리는 역할을 P 대신 해준 A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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