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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smilewriter Oct 22. 2024

회사옥상에서 달리기 하는 남자 7

남편의 일기 2


• 일요일 아침에 엄마가 전화를 했다. 기운이 처진 듯한 목소리로 엄마는 아픈 게 다른 때랑 많이 다르다면서 와보라고 했다. 내가 참 이기적이어서인지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진짜 아프신 건가? 아님 외롭고 자식인 내가 보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막상 가서 보니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엄마는 이틀 내도록 밥 하나 못 드셨다. 집에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곰국 사서 드리니 밥은 못 드시고 국만 겨우 드셨다. 대학 병원은 쉬는 날이고 응급실을 가도 자세한 검사를 못할 것 같아서 병원은 가지 않았다. 몇 시간 후에 엄마는 형과 통화를 했는데 그 통화가 그리 좋은 내용은 아니었는지 엄마의 눈이 붉어지면서 우시려고 했다. 나보고 가라고 했다. 맘껏 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집을 나왔다.
엄마가 아파도 병간호할 사람이 하나 없다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 엄마가 아픈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가올 미래가 두려웠다. 아들 두 명과 며느리 두 명도 모두 일하니 우리 가족 중에 엄마 옆에서 하루 종일 병간호할 사람이 하나 없는 것 같아 한숨이 나왔다. 아내에게 휴직내고 간병할 수 있는지 의논을 시도조차 못하겠다. 아까 목소리가 떨리던 엄마는 아픈 것이 무척 서러워 보였다. 돈, 간병 등 다른 현실적인 문제도 걱정되었는지 계속 한숨을 쉬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저녁에 다시 아들을 데리고 엄마에게 갔다. 조금이라도 엄마를 웃게 해드리고 싶어서.
• 엄마는 약부작용인지 아님 심리적인 문제인지 아님 다른 문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랫배가 무척 아프다고 했다. 형님과 형수님의 연락은 받지 못했다. 지금 건강한 내가 아파도 뭔가 서럽고 힘들 것 같은데, 엄마는 혼자 있으면서 아프니 서럽겠지. 병원비를 아내와 얘기해서 우리 카드로 다 냈다. 내 카드를 아예 엄마에게 드리려고 했지만, 엄마는 본인도 할 수 있다면서 가끔 현금으로 직접 병원비를 내기도 했다. 골수검사해서 이식을 기다려보는데, 자꾸 돈이 든다. 형은 별말이 없다. 돈문제를 입밖에 꺼내는 게 힘들다. 형수님이 평소 부모에게 자식이 돈 주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모습이었는데, 병원비 문제를 꺼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계속 돈을 우리만 내기도 힘들다. 몇 달 동안 돈이 많이 들었다. 다음 달부터는 형에게 얘기하고 반씩 부담하자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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