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appysmilewriter
Oct 19. 2024
나는 호출 신호가 무섭다. 사건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그 지시가 경찰 활동 10년 차라도 적응되지 않는다. 아침마다 기도한다.
‘하느님, 제발 오늘은 내가 동료경찰과 같이 현장에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요. 전 거친 사람이 싫고 제가 뭔가 그들을 향해 제압이나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싫습니다.’
매일 기도하지만 그 기도는 매일 이뤄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피해를 당하는 명백한 상황에서도 무관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경찰이 되기로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매일 느끼는 바, 나는 경찰이라는 직업과 맞지 않는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사람을 무서워한다. 누군가와 싸우거나 속상한 상황이 생겨도 나 혼자 삭힌다. 속상한 말이나 행동을 그냥 넘어가거나 피한다. 심리학자는 그런 나를 보면 회피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진단 내릴 것이다.
“P, 대형마트 000에 난동 부리는 성인남자에 대해 신고 들어왔습니다. P와 Q, 출동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한숨이 나온다. 오전부터 현장출동이다. 대형 마트에 갔다. 처음에는 부부, 가족 또는 친구가 서로 싸우는 건 줄 알았다. 야채 코너에서 마트 직원과 대치하고 있는 성인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마트직원이 땀을 흘리며 그를 향해 외쳤다.
“마스크 쓰세요. 반드시 마스크 쓰셔야 해요.”
“야, 이 새끼야.”라는 말로 듣기 거북한 욕이 오갔다. 십 원짜리 욕부터 시작해 온갖 욕이 나왔다. 나와 Q는 남자직원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당시 코로나 시국이라 마스크를 전원 쓰게 할 때였기에, 마트 등 다수가 있는 곳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나는 남자직원에게 마스크 하나 갖다 달라고 했다. 뜯은 다음 남자분에게 드리면서 말했다.
“선생님, 지금 마스크 쓰여야 해요. 여기 있으니 착용부탁드립니다.”
남자분은 욕을 하며 내가 건네는 마스크를 뿌리쳤다. 당황한 나는 정중하게 3, 4번을 부탁드렸다. 현재 나라의 명령이니 안 쓰면 처벌받게 된다, 마스크 착용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경찰이 다가가서 부탁을 하면 보통의 시민들은 잘 따라준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남성이 경찰인 우리를 향해서 심한 욕을 하고 있었다. 내가 마스크를 비닐에서 꺼내 씌워주려고 하자, 그는 마스크를 홱 뺐더니 귀에 걸었다. 출동한 이후 내내 겁이 났다. 분명 경찰인데, 아저씨가 끝까지 안 듣고 욕을 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속으로 떨었다. 최악의 경우 어떻게 내가 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마스크를 쓴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제대로 쓰면 서로 좋았을 텐데, 정확히 쓰지 않고 턱마스크한 채로 마트에서 욕하고 있었다. 나도 열받았지만 Q가 특히 더 열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Q는 아저씨가 욕하는 장면을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었고, 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욕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가 사진 찍고 있는 Q에게 화가 났는지 손가락질하며 위협까지 했다.
내가 "마지막 경고입니다. 그만하십시오."라니 나와 Q를 따라오면서 계속 욕을 한다. 턱스크 한 마스크를 계속 내린 채 욕을 수십 번 했다. 화가 나기보다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기를 원했다. 피곤했다. 그 사람에게 서로 같이 가자고 하고 이끌었다. 그는 마트 밖으로 나와 야외주차장으로 향하는 중에도 계속 욕했고, 그를 먼저 경찰차에 태운 후, 지친 우리들도 타에 탔다. 우리가 타자 마자 어떤 여성분이 창문을 두드린다. 또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민의 지팡이인 경찰이 못 들은 척할 수는 없어서 창문을 열었다. 그녀가 말했다.
"너무 고생이 많으세요. 이것 드세요."라며 빵묶음을 줬다.
"괜찮습니다. 드세요."
"간식으로 드심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경찰관님 응원합니다. 드시고 힘내세요."
그제야 미소가 지어졌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빵묶음을 받았다. 차 타고 가면서 이렇게 오전이 가는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