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소녀상

시들지 않는 그늘

by 따바라중독자

동네에서 행사로 나누어 주었던 소녀상은

치과 데스크 앞에 자리 잡은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처음엔 노란 나비가

자유롭게 소녀상을 드나들었지만

어느 고집스러운 환자 아저씨는

틈이 자유롭던 나비가 싫었는지

그대로 두시길 당부함에도

저렇게도 답답하게

나비를 가두어버렸다.



고집스럽게 끼워진 노란 나비



아무리 다시 빼보려고 해도 빠지질 않아

미안한 마음이 한편에 자리 잡았다.

그때 더 완강히 하지 마시라고 할걸.


오늘따라 스파티필름이 풍성해 보여

튼튼한 줄기를 하나 빌려

소녀상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희생해준 줄기에게는 고마운 마음에

옷을 만들어 입혔다.

나비의 답답함이 조금은

시원해지길 바라며.


나의 미안함을 대신해

기꺼이 그늘이 되어주는 하찮은 줄기.

작은 줄기는 뿌리 하나 내리지 않고도

두 달이 넘게 시들지도 않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시들지 않는 그늘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