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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n 04. 2019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게 된다

영화 [업사이드] 리뷰

* 6월 10일 기준 리뷰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영화 [업사이드]는 북미 개봉 당시에 박스 오피스에 반짝 1위로 올라서면서 주목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같이 상영되었던 영화가 [아쿠아맨],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범블비], [메리 포핀스 리턴즈] 등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짧은 1위라고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신마비 장애를 겪고 있는 부자 필립의 보조원으로 델이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로 장애를 가진 인물을 다룬 영화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톤으로 다뤄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미 비 포유], [달링] 그리고 최근 개봉했던 한국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등이 있습니다. [미 비 포유]나 [달링]에서는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안락사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감동적인 영화였는데, 두 영화 모두 전신 마비라는 장애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멜로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업사이드]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비슷한 영화로 최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 또한 코미디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은 두 장애인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업사이드]와는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함께 공생을 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비슷하기도 합니다.

 

 

[업사이드]와 비슷한 영화라고 한다면, [그린 북]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고상한 부자와 자유로운 삶을 사는 빈민가의 서민이 만나, 서로 달랐던 삶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그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주면서, 한 인물의 변화가 아닌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리메이크한 작품이기 때문에 거의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재해석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 같고, 그저 할리우드 스타일로 변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원작을 보완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기존 영화에서 약간 지저분했던 부분을 깔끔하게 가지치기를 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언터처블]에서 필립의 주변 인물로 나오는 인물들이 꽤 많았고, 그 인물들의 역할이 분산되어 있었던 것을 하나의 캐릭터도 묶어서 조금 더 깔끔하고, 선명하게 역할 분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작과 조금 다른 결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가 아닌 [업사이드]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조금 더 보편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영화가 조금 더 간결해졌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원작보다 [업사이드]가 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터처블]에서는 등장하는 인물이나 관계가 많아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한 부분은 잘라내고, 조금 더 간결하고 미국 사회에 맞는 관계 설정으로 들어와서 미국 영화에 대한 접근이 많은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배경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에 집중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또한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언터처블]을 바탕으로 하여, 리메이크의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실화라는 점보다는 실존하던 인물의 상황을 바탕으로 영화적으로 재구성을 한 영화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때문에 [언터처블]보다 영화적인 재미가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연인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흑인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주는 ‘케빈 하트’의 케미가 좋았다는 점은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두 배우 모두 많은 작품을 통해, 이미 많은 내공이 있는 배우라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점일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드리스’라는 캐릭터가 ‘델’이라는 인물로 변화하면서 조금 더 자유분방하고, 유쾌한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기존 ‘케빈 하트’가 영화를 통해 보여준 재미있는 모습을 [업사이드]에서 느낄 수 있고, 그 덕분에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이야기가 조금 더 와 닿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니콜 키드먼’의 등장은 조금 놀라웠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가는 편인데, 영화에서 ‘니콜 키드먼’이 등장할 때 살짝 긴가민가 했습니다. 영화에서 ‘이본’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역시 니콜 키드먼은 상당히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그 매력은 [업사이드]를 통해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기존 ‘이본’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탄생시킴과 동시에 델과 필립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사이드]는 잔잔한 코미디 영화기 때문에 큰 임팩트를 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물 간의 케미입니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 3명의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인물끼리 붙는 장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같은 영화 내에서도 어떤 인물이 장면에 나오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 점은 영화를 상당히 기름지게 만들어주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큰 매력 중 하나가 인물들 사이에서 등장하는 케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영화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영화 속 델이 보여주는 자세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간병인을 뽑는 면접에서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아첨 아닌 아첨과 약간은 상투적인 말을 연신하고 있지만 델은 상당히 솔직합니다. 필립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혀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델 이전에 면접을 보던 사람들과 비슷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우리가 도와줘야 할 대상 혹은 약자로 생각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영화 속 델은 그런 시선은 전혀 없이 그것에 무덤덤합니다. 필립의 입장에서는 그런 델의 태도가 더욱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마비가 된 몸에 묶여 있는 듯한 필립의 입장에서는 델의 자유로움이 마음에 들었을 것입니다.

영화 속 필립의 대사처럼 장애를 가졌다는 것에 대부분 무시하다가 돈이 많은 부자라는 것을 안 뒤에는 태도가 바뀌는 경우를 필립은 많이 봐왔습니다. 적어도 델은 앞과 뒤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델은 자신의 감정에 상당히 솔직하지만 타인 또한 존중할 줄 압니다. 그 표현이 조금 거칠다는 것은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이 나타나는 장면이 핫도그를 주문하게 되는 장면일 것입니다. 델은 자신의 핫도그 주문을 마치고, 종업원이 필립의 메뉴를 델에게 물어봅니다. 델이 필립의 보호자로 생각하는 것이죠. 보호자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필립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만 그렇습니다.

[언터처블]과 다르게 뒤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는 것보다는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장면이 더 많은 이유 또한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중반을 넘어가면 나오는 델이 필립의 휠체어에 타는 장면 또한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델이 필립을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를 조금 더 지켜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필립이 델을 더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이 부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신체적인 활동이 제한되는 필립을 돕는 델 그리고 델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립의 공존은 관객들에게 [언터처블]과는 다른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터처블]을 리메이크한 [업사이드]는 비교적 잘 된 리메이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영화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하면서, 기존 영화와는 다른 메시지가 잘 녹아있는 영화입니다. 같은 인물과 상황이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느낌은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기존에 [언터처블]을 좋아하시던 분들은 다시 한번 본다는 마음으로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만듦새는 더 좋아졌고, 간결 해저서 보기에 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영화처럼 큰 감동이나 엄청난 재미는 아니더라도 인물들이 보여주는 진심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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