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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ug 20. 2019

가을과 재즈 그리고 지름

내가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정말 다른 것인지 모르겠으나, 가을의 밤은 다른 계절과 다르게 느껴진다. 왠지 더 분위기 있게 느껴지고, 그 공기 또한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밤에 꼭 생각나는 것이 있다. 와인이나 시원한 맥주보다 더 좋은 것은 바로 음악이다. 그중에서도 재즈가 가장 어울리는 음악이라 말하고 싶다. 


지금도 극장에서 상영 중인 [블루노트 레코드]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수많은 재즈 뮤지션을 탄생시킨 이 스튜디오의 가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노라 존스다. [Don't know why]가 가장 대표적인 곡이라고 볼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노래 대부분을 좋아한다. [Turn me on]이나 [Sunrise], [Shoot the moon]과 같은 노래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듣기 좋은 노래라 생각된다.


몇 달 전부터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을 안 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 및 보행 중에도 스마트폰 사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고,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게 된다. 책을 읽게 되거나, 동네 풍경을 보게 되며,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기보다는 천천히 걸으며 밤공기와 음악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가을보다는 여름이라는 느낌이 강한 날씨라서 그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가을이 오면 1~2 정거장 전에 내려서 천천히 걸어가는 경우도 있다. 


신기하게도 여름에는 재즈를 들은 적이 거의 없다. 유튜브 뮤직과 애플 뮤직을 쓰고 난 뒤부터는 플레이 리스트를 정해두기보다는 어플이 직접 큐레이션 해주는 음악을 주로 듣곤 한다. 특히, 유튜브 뮤직의 경우는 그 큐레이션의 정확도가 더 높다고 생각된다. 애플 뮤직을 쓰면서는 넘기는 음악이 많았는데, 유튜브 뮤직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 이렇게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여하튼 그리하여서 그냥 듣고 싶은 음악의 분위기가 생각나면, 대표곡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알아서 음악을 골라서 틀어준다. 그런 식으로 몇 가지 음악에 좋아요를 누르고, 혹시 마음에 안 들어서 듣다가 넘기면 다음에는 그 노래는 안 나온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나의 음악 취향을 구글이 알아서 찾아준다. 


어느 날부터 a-ha의 [Take on me]가 듣고 싶어 져서 이 노래를 틀다 보니, 한 때 많이 듣던 Greenday의 음악도 흘러나왔다. 그렇게 한 동안은 록 음악을 듣다가, [블루노트 레코드]에 등장한 노라 존스를 보고 그녀의 노래가 다시 듣고 싶어 졌다. 그렇게 우연인지 필연일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노래를 듣자 날씨는 선선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재즈 음악의 악기 소리를 듣기 위해서 찾게 되는 것이 헤드폰이다. 2014년 처음으로 알바를 해서 받은 월급으로 산 헤드폰이 올해 봄에 망가졌다. 다시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기의 특성상 여름에는 쓰기 어려워 에어 팟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구매를 보류했는데, 다시 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마, 조만간 언박싱과 구매 후기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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