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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13. 2019

영화 [100일동안 100가지...] 리뷰

아무 것도 없어도 행복해지는 방법

여러분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시대를 초월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살아갈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사회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손쉽게 이룰 수 있고,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여가 생활이나 물건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노동으로만 해결해야 했던 일들을 현대의 물건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청소나 빨래를 대신해주고, 남은 시간은 TV나 컴퓨터 그리고 핸드폰 이용하여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이 영화가 그 답을 대신해줄 수 있을 겁니다. 




독일 영화


이 영화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독일 영화를 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찾아보니, 한국에서 상영된 독일 영화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독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노잼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방송인 다니엘 씨가 방송에 나와서 종종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독일의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 상당히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독일의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코믹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럽식 코미디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가 보여주는 코미디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두 주인공이 아옹다옹하는 모습은 브로맨스의 또 다른 전형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은근히(?) 야합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노출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담이지만 그런 만큼 이 영화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아나스타샤와 그레이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인물들에 대해서 알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제 근처에 앉아있으신 분들은 잘 모르시는지 저만 웃고 있었습니다. 괜히 민망해졌습니다. 



100가지 물건


영화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함께 하는 물건의 개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물건을 사용하고 있는지 세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작업을 하는 이 공간에도 상당히 많은 물건이 있습니다. 여러 자루의 펜이 있고, 그 펜을 담고 있는 연필꽂이와 그 연필꽂이를 받치고 있는 모니터 스탠드 그리고 그 스탠드를 받치고 있는 책상. 연필 하나가 존재하는 곳에서 많은 물건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인지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이렇게 많은 물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물론 모든 물건이 꼭 필요해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폴처럼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서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폴은 많은 물건을 구매했음에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제를 했다는 그 순간은 행복하지만, 막상 물건을 받았을 때는 괜히 샀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과소비를 한 것이죠.


폴과 다르게 토니는 다른 목적으로 자신의 물건을 구매합니다. 바로, 자신을 가꾸기 위함이죠. 출근을 할 때면, 헤어 제품을 이용하여 항상 같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고, 안경 쓴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항상 렌즈를 끼고 생활을 합니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물건이 없이 생활한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지 이 영화는 그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방법


영화는 내내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인물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서면 이들이 하고 있는 내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물들이 어떤 것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분명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알겠지만, 영화 초반에 보여준 유쾌함과 빠른 전개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그 색이 조금씩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영화가 하는 이야기는 인생에 대한 조언으로 느껴졌습니다. 원래 같은 말이라도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면 조언이고, 아니라면 잔소리일 것입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영화가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고, 조금 지루해지더라고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들의 내기 이후 절친인 두 사람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들의 가족환경과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사업적인 이야기까지 주인공의 삶의 모든 부분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는 영화가 인물들을 진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들의 모든 것을 보여준 뒤에 ‘이제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그렇게 두 인물은 각자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방법을 찾습니다. 폴에게는 AI인 안나가 그 행복이었고, 토니는 연애를 하는 것이 그 행복이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소에는 서로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AI인 안나는 토니에 의해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었습니다. 토니의 연애는 폴에 의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이 하는 생각과 사실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모든 사건의 문제는 자신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답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리하자면


철학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는 이 영화의 이야기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이야기를 상당히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두 인물이 보여주는 케미는 케미를 넘어서 브로맨스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인물들의 표현 또한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결말부에 등장하는 이들의 사업의 결과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사람들의 결핍을 파고 들어서 돈벌이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무조건 미니멀리즘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물건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은 많은 것을 누리고 살고 있음에도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건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인지, 나를 위해서 물건을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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