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소리를 타고

by 쑥쑤루쑥

환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여 멋들어진 신식 구조에는 군침만 흘리고 항상 맞바람이 잘 통하는 집만 골라 살았다. 매일 아침 창 밖 공기는 날씨를 실어 나른다. 매일 밤 창 밖 공기는 계절을 넌지시 알려준다. 장마 다운 장마 없이 여름이 가는가 싶더니 '가을장마'라는 이상한 타이틀을 달고 비가 머무는 망가진 날씨에도, 계절은 바뀌는 모양이다. 매미 소리가 한창이더니 며칠 만에 귀뚜라미 소리가 뒤덮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발끝에서 낙엽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날 거고, 또 조금 있으면 매서운 소리를 동반한 빌딩풍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올 거다. 사계절이 소리로 느껴지고, 일상에서 그 소리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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