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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Sep 27. 2021

달고나 라이프

꿈이, 목표가 꼭 있어야 할까. 목표가 없는 게 싫은 적도 많았다. 목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게으른 사람이 된 것 같고, 도태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으니까. 불편했다. 하지만, 꿈이 꼭 있어야 합니까? 저는 꿈이 없습니다!라고 어느 한 곳에서 당당히 외치지 못한 채 지내왔다. 거짓말로 지어내기도 했다. 이를테면, 면접장에서. 


나는 뭐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몰라도 닮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있었다. 그게 나에겐 일종의 방향성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어쩌면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좋은 엄마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던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생각해본다. 그러면 내가 가야 할 망망대해에서 조금씩은 선택지가 줄어든다. 영 아닌 것만 제치다 보면, 여전히 광활할지언정 경계가, 범위가 생겨나는 느낌이랄까. 


애매모호 그 자체인 나와 내 인생. 그 앞에 놓인 덩어리는 아직 너무 크지만, 영 아닌 것만 똑똑 떼어내며 산다. 꼭 달고나 같이. 다 떼어냈을 때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어도, 어떤 태도로 내 삶을 대할지 그 맥은 놓지 않고 고민하고 싶다. 그렇다면, 꿈 없이 사는 인생도 괜찮지 않을까. 





Photo by Lisanto 李奕良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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