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달랑

by 쑥쑤루쑥

아빠는 퇴근길에 간식거리를 자주 사 오셨다. 빵으로 말할라치면 'OOO 제과'이던 아빠 회사 근처의 자그마한 빵집이 리노베이션을 거쳐 'OOO베이커리'로 되는 변천사를 우리는 목도했다. 투게더, 엑설런트, 셀렉트, 찰떡 아이스, 붕어싸만코 등 지금도 맛난 아이스크림을 아빠 덕분에 원 없이 먹었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의외로 꿀맛이라는 걸 어린 나이에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더 크고 나서는 동네 'OO치킨'에서 치킨을 자주 사 오셨다. 그 시절엔 그저 맛있고 신났다면, 커가며 간식거리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헤아렸다.


남편은 회식만 했다 하면 아이스크림을 사 온다. 내가 좋아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자주 먹지 않는 하겐다즈와 벤엔제리스. 매번 겁나게 많이 사 온다. 그리고 한 사람이 더 보태졌다. 며칠 전 하굣길 큰 동심이가 도어락을 누르는 소리가 수상하다. 익숙한 번호를 누르는 날렵한 '띡띡'이 아니다. 어딘가 둔하다. 이어지는 엄마아아아아아 소리에 바스락 소리가 더해진다. 같이 먹으려고 사 왔어. 아이가 내민 비닐봉지 안에는 동심이들의 참새방앗간인 단골 분식집표 간식이 나란히 3개 들어있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식구들 생각하며 집어 든 간식을 손수 들고 오는 소리. 비닐봉지가 흔들리는 소리. 살가움이 울려 퍼지는 소리.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소리. 달랑달랑.




Photo by Joanna Kosinsk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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