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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Oct 18. 2022

그 안의 소년

새로운 통증이 만성화되고 있어 병원에 다닌다. 환절기라 독감 예방 접종을 하러 온 어르신들이 많다. 어느 아저씨가 양친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아저씨는 우리 아빠 연배. 노인이 노인을 모시는 우리 부모 세대의 고충을 환기하는 것도 잠시, 카운터가 소란하다. 


아저씨까지 접종을 하려던 모양인데 4만 원이 발목을 잡는다. "무슨 독감이 4만 원이나 하노? 내 건 취소 취소!" 너무 비싸다는 아저씨의 볼멘소리는 계속되었다. 예방접종 비용이 그 정도인 걸 몰랐다면 여태 맞을 일이 없었단 뜻. 아저씨는 건강한 사람이거나, 정말 4만 원이 부담스럽거나, 돈이 있어도 아까운 처지인 것 같다. 


할머니는 같이 맞지 그러냐고 나지막이 타이르신다. 대신 당신이 돈을 내주겠단 말씀은 없다. "그냥 독감 걸리고 말지 뭐. 독감 걸리면 아프겄지. 아프고 말란다! 쳇!" 거동이 힘든 노모 앞에서 어깃장을 놓는 아저씨의 모습에 나는 끝내 웃음이 터졌다 (마스크를 써 다행이다). 어르신, 소년 같소. 청춘이시오.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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