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외국인의 친구들이 본국에서 놀러 온다. 그들은 한국의 먹거리와 풍광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의 대부분에 대체로 호의적이다. 나는 일부러 찾아 시청하지는 않는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이는 장면에서 우리나라에 저런 곳이 있었다니! 하고 감탄하거나 늦은 밤 그들의 먹방을 보며 입맛을 다신 적이 있다.
그리고 K-급식을 들고 해외로 나서는 방송이 떴다. 영양 섭취를 고려한 정갈한 식단, 다양한 조리법을 거친 여러 가지 식재료. 우리나라 급식 맛있는 건 나도 안다. 어디라도 내놓을만하다. 그런데 왜 굳이 외국에 찾아가서 외국인의 평가를 토대로 그들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컨셉인지 모르겠다.
그놈의 평가. 그놈의 인정. 심지어 이건 경쟁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풍광을 즐긴다. 우리 전통문화도 좋아한다. 특히, 조리법에 깃든 조상님들의 지혜, 문화재에 녹아 있는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높이 평가한다. 그걸 알고 즐기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또 다른 K시리즈를 짜내려는 듯, 국뽕울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나는 어쩐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