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작은 아빠가 둘이다. 두 분 사는 곳이 달라 도시 이름을 붙이거나, 막내 작은 아빠한테만 '막내'자를 붙여 구분 짓곤 했다. 오랜만에 전화벨이 울린다. 막내 작은 아빠다. 무심한 듯 넉살 좋은 작은 아빠가 조카에게 먼저 안부 전화를 주신 거다. 어른한테 안부 전화를 먼저 드리지 못하고 받는 입장이 된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 너무 반갑기도 했다. 우리는 교류가 많지는 않지만 언제나 반갑고 즐거운 사이다. 길지 않은 담소를 이번에도 즐거이 나누고 우리는 다음을 기약했다.
오빠와 엄마와 나, 이렇게 셋이 있는 단톡방에다가. 간밤에 작은 아빠에게 전화가 왔노라고, 엄마가 통화가 잘 안돼서 엄마 안부도 내게 전해주셨다고 전했다. 그 말을 하면서. 습관처럼 붙이던 '막내' 작은 아빠에서 '막내' 자를 지웠다. 다른 작은 아빠가 얼마 전 돌아가셨으므로, 두 분을 구분 지을 필요가 없어진 거다. 수식이 필요 없어진다. 호칭이 사라진다. 죽음이 남기는 또 다른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