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본 운동이라고는 요가와 홈트가 다였다. 요가는 참 좋지만 조금 더 동적인 걸 원했다. 관절 곳곳이 좋지 않아 헬스는 엄두가 안 났고, 홈트를 하다 정형외과를 꽤 오래 다녀서, 선생님이 봐주셨음 했다. 그 무렵 현관문 앞에 광고전단지가 붙었다. 동네에 새로 오픈한 필라테스였다. 그것도 꽤 저가로! 한 번 가보자. 큰 기대 없이 체험 수업을 해보고 바로 등록한 지 벌써 3년이 넘어간다.
필라테스 전성시대다. 우리 동네만 해도 건물마다 하나씩은 꼭 있다. 넘쳐나는 공급에 누군가는 걱정했다. 진짜 전문가가 아니라 속성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비전문가가 많아져서 수업의 퀄리티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당장 집 근처 센터 몇 곳만 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었고, 그중 수업료가 비싼 곳은 상담차 전화한 내게, 다짜고짜 작금의 상황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결론은? 수업료가 싸서 감수해야 하는 점은 당연히 있지만 생각보다 운동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강사가 전문성이 있는지, 나랑 잘 맞는지는 차차 판단이 됐다. 그러니 일단 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강사든 센터든 바꾸면 되었다. 너무 재지 말고 일단 한 번이라도 더 해보는 게 남는 거란 생각이 든다. 바스러져가는 체력으로도 덕분에 닭다리가 되었고, 스트레스로 살이 빠지는 와중에도 근육량은 지켜냈다.
오늘도 열심히 운동을 했다. 닭다리를 만들었으니, 이제 팔뚝에다가 알사탕만한 근육이라도 만들어볼 참이다. 하여, 무려 아령을 샀다. 1kg짜리도 양팔에 들고 허우적대다 보면 즈질체력 이모씨에게는 제법 무겁다. 하루에 30개씩만 해도 1년이면 10,000개라는 얄팍한 계산이 내심 기특하다. 자, 팔뚝에 근육 솟을 그날까지. 에너지 끌어올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사진: Unsplash의Customer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