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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쑤루쑥 Jan 16. 2024

그냥 대수롭지 않게.

동심이 데리고 종합병원에 가는 날이다. 수납하려고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데, 엄마가 안은 작은 아이가 눈에 띈다. 창구에서 볼일 보는 엄마 등뒤로 보이는 아이의 얼굴은, 분명 다운증후군이었다. 많은 행인들이 지나쳤다 다시 뒤돌아 보는 모습을 봤다. 요즘은 다운증후군을 임신 기간 중 알 수 있다. 그러니, 엄마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인 걸 알고도 낳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대단한 용기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대단치 않게 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돌아보지 않고, 눈으로도 놀라지 않고, 그저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한 명의 아이이자 시민으로.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할 어린아이가, 그리고 모든 걸 느낄 엄마가 앞으로 얼마나 많이 움츠러들까 그 걱정부터 하게 된다. 


어느 외국인이 말했다. 우리나라엔 장애인이 없다고. 장애아를 키우는 어느 엄마가 말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모두 숨어 있다고. 복지관이나 집에. 아이들의 건강 상태마저 획일적인 틀이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요란한 시선을 끄는 곳.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진: UnsplashJoes Vale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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