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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

나의 여행 목적은 무엇일까.
물론, 나는 뚜렷한 목적이나 계획을 세우는 설계형 여행자는 아니지만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적게나마 목적(이유)라는 것이 있다.

작정하고 '어디든 가야지'라고 다짐하고 실행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그때 마음 한 구석이 꽉 막힌 듯 답답~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막힌 구석을 뻥 뚫어주기 위한 창구로 여행을 선택했었다.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여행이라는 행위에서의 목적은 그저 걷는 것에 뜻을 두는 것 같다.
여행을 할 때, 나는 정말 많이 걷는다.
평소에도 걷는 것을 즐기지만, 목적지를 따로 정해두지 않고 발 닿는대로 걷는 것을 즐긴다.

대개, 철저한 계획자들의 경우에는 목적지와 머무르는 시각 등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같은 경우엔 다르다.
물론, 주 목적지 정도는 정해두지만 머무르는 시간이나 가는 방법 따위에 정석을 두진 않는다.
나만의 여행 정석은, 내 발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믿는다. 정확한 방법을 모르면 가는 길을 물어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그 지역 사람들과 나름의 소통을 한다.

그러니까 내 여행의 목적은, 꽉 막힌 듯한 감정의 창구이자 걷기 위함에 있다.
완전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호캉스족이 아닌 이상, 여행에서는 많이 걸을 수밖에 없다.
걷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수많은 세상사들은, 거의 비슷한 행동 양식을 추구하던, 즉 패턴이라고 하는 생활에서의 벗어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생경한 것들을 접하면서, 틀에 박힌, 혹은 권태로운 일상에서 탈출한다.
탈출뿐 아니라, 낯선 풍경들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된다. 더하여, 그런 정보 획득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인간들에 대한 이해심도 갖추게 된다(낯선 곳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내가 손해이니까).

막상 적고 보니,
별다른 목적 없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만큼 다양한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은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북돋아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 있나보다. 모든 여행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겠지만, 어찌됐든 견문을 넓혀주는 활동임에는 틀림 없다.
 참다운 여행길을 걷는 것은,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만한 참다운 나를 향해 걷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런 이유로 여행하는 것 맞죠,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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