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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은각사

소박한 정서가 밴 곳


긴카쿠지 절의 유래
긴카쿠지 절은 임제종 쇼코쿠지파에 속하는 선종 사찰로 1482년 무로막치 막부의 제8대 장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에 의해 건립되었다. 장국 요시마사는 조부인 제3대 장군 아시카가 요시미쓰가 건립한 기타야마도모 산장인 킨카쿠지 절을 모방하여 자신의 은둔 생활을 위해 히가시야마도노 산장을 조영하였다. 이것이 긴카쿠지 절의 시초이다. 긴카쿠치 절이란 이름은 속칭으로, 정식 이름은 히가시야마 지쇼지절이다. 이는 장군 요시마사의 법명인 지쇼인에서 유래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은각사(긴카쿠지)는 금각사(킨카쿠지)의 명칭 차이는 은과 금에 있다. 하지만, 이 명소들을 찾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정취와 각 사찰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즉, 각 사찰들만의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명칭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은각사는 금각사를 참고해 지은 곳이다. 하지만, 은각사는 2, 3층이 금박으로 입힌 금각사와는 달리 은박을 입고 있지는 않다. 이유에 대한 설에는, 은박을 입히려 했으나 재정 상의 문제로 실행되지 못했다는 것이 있다.


킨카쿠와 루리진의 형태를 계승, 1층은 서원, 2층은 중국식 사찰 양식. 누각 위 봉황은 동쪽을 바라보며 긴카쿠를 수호.
도구도 불당: 장국 요시마사의 전용 불당. 팔작지붕 양식이며 노송나무 껍질로 인 지붕으로는 현존 가장 오래된 서원 양식


은각사의 매력은, 흰 모래 정원과 어우러진 목조 사찰에 있다. 금각사가 지닌 화려함과 다른 소박하고 깨끗한 정서가 서려있다. 흰 모래로 만들어진 모래더미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데, 켜켜이, 그리고 견고하게 쌓아올려진 더미에서는 왠지 모를 강인함이 느껴진다.


흰 모래를 후지산 형태로 쌓아올린 고게쓰다이
바자: 산문에서 중문에 이르는 참배도의 좌우에 꾸며진 약 50미터 길이의 생나무 바자. 돌담, 대나무 울, 동백나무 울로 구성


은각사 일대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인데, 특히 대나무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나무를 포함해, 녹음길을 걷노라면 삼림욕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특히,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땅의 이끼들이 인상깊었다).



은각사의 소박한 정서에 이어, 강을 따라 걷는 철학의 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벚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언제나 찾아도 좋을 성싶다. 은박을 입고 있었다면, 소박한 정서를 느끼지는 못했을 것. 소박한 모습을 갖췄기에, 사리사욕으로 얼룩진 현대인들에게 무언의 깨달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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