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동안 마음의 괴로움을 앓았다. 그렇다고 뚜렷한 원인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왜?'라는 의문이 든 시기였다. 그래서, 그 시기에서 벗어난 이후 나는 괴로움의 이유를 짧게나마 생각해봤다. 그 이유에 대한 고민의 결과에 대해 적어보겠다.
사실 나는, 전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괴로웠던 시기에 나는 지난 실수에 대해 연연했다. 물론, 그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시기나 해결책이 있다면 과거를 되새김질 하는 행위가 그리 나쁘다고만은 단정지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지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었는데 자꾸만 스스로를 탓하면서 과거에 집착하며 자괴감을 키웠었다.
그 시기를 벗어나고자 택한 나만의 해결 방안은 '여행'이었다. 내게 있어, 그동안의 여행은 루틴에서 벗어나는 일탈, 그러니까, 삶의 활력을 더하기 위한 이유로 해왔던 활동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괴로움에 휩싸인(물론, 일탈에서 벗어나기 위함도 있다) 나를 위한 자구책 같은 행위였다. 다행히, 그리고 예상대로 여행을 통해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었다.
사실, 과거를 되짚어보면서 얻는 이득도 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옛 일을 정확히 짚어볼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았다. 그렇다고 딱히 미래지향적인 사람도 아닌 나에겐, 오로지 현재가 중요하다. 물론, 가까운 시일 내의 미래에 대한 계획 정도는 염두에 두긴 하지만 먼 미래에 대한 망상을 그만둔지는 꽤 오래 됐다(물론, 먼 미래에 대한 꿈을 꾸던 때도 있었다). 이후부터 나는 비교적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가까운 미래, 즉 반드시 실행해야만 하는 일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정도만 하며).
다시 나의 페이스를 찾았다. 덕분에,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역시, 마음이 가벼워야 일상이 행복해지는 듯하다. 자괴감에 휩싸일 땐 무얼 해도 잡생각 같은 것이 들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정말 행복하다. 마음의 짐이 던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불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상태라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그런 의미로, 다시 '즐겁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