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로맨틱코미디 영화 <내 이야기!!>

사랑,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하는 게 아냐~

이 영화 정말 좋다. 보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간 적이 없을 만큼 사랑스럽고 귀여운 <내 이야기!!>. 사랑에 서툰 고등학생들의 로맨스는, 웃픔 그 자체다. 솔직히, 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의 8할은 주인공 타케오가 다했다고 봐도 좋다.


그렇다면, 타케오는 어떤 인물인가. '아저씨', '고릴라' 등으로 불리는 그는, 거구의 유도부 선수다. 유도부 남우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여우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인 그의 연애사는 짝사랑의 연속이었다. <내 이야기!!>는, 좋아하는 친구가 생겨도 말 한 마디 쩌내보지 못하는 인상 때문에 사랑은 꿈도 못 꿨던 타케오의 첫! 사랑 쌓기 과정을 그려낸다.


타케오라는 범상치 않은 캐릭터는 만화를 찢고 나왔다. 제37회 코단샤 만화상, 제61회 쇼가쿠칸 만화상, 2013년 '이 만화가 굉장해!' 여성 부분 1위 등 수많은 수상에 빛나는 카와하라 카즈네의 동명 만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는, 원작의 캐릭터를 실체화시키는 데 '대성공'했다. 누적 400만 부 이상을 돌파한 화제작이었던 만큼, 배우들도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들로 구성해, 개봉 당시 원작팬들의 호평을 얻었던 작품이다.



타케오는 짙은 눈썹과 턱까지 내려오는 덥수룩한 구레나룻을 지닌 험상궂은(?) 외모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외면과 정반대로 순수하다. 게다가, 의리도 대단하다. 타케오에게는 '잘난' 단짝 친구가 있다. 옆집에 사는 스나카와다. 그는 잘생긴 외모로 수많은 여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그 누구의 사랑도 받아들인 적 없는 냉미남이다. 둘은 거의 붙어다니는데, 타케오는 왜 스나카와가 연애를 안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케오의 눈에 린코라는 사랑스러운 친구가 눈에 들어온다. 린코는 '희한하게도', 스나카와가 아닌 타케오에게 반한다. 하지만 다케오는 자신을 좋아해줄 리 없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린코가 스나카와를 짝사랑 중이라 생각한다. 그때부터 '엇갈린' 사랑의 화살표는, 타케오와 린코 모두를 아프게 만든다.



이 가슴 아픈 사랑. 단 한 번도 이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타케오와, 그런 그를 사랑하게 된 린코의 엇갈린 운명은 슬픈 동시에 사랑스럽다. 서로에게 사랑이 향하고 있음에도 눈치채지 못하는 둘의 사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데, 그래서인지 보는 이들은 답답해마지 않을 것이다. 타케오는 친구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고, 린코는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또한 짝사랑, 혹은 사랑을 거머쥐기 전에 해왔던 노력들을 회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린코의 끊임없는 노력은 끝내 사랑을 쟁취하는 데 성공한다. 뿐만 아니라, 타케오 역시 생애 첫 이성과의 완성된 사랑을 체득하면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원래, 사랑이란 건, 사람 마음이란 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순수와 순정을 갖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면 끝내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 사랑은 잘생기고 예쁜 미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비난하는 인물도 누군가에겐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이다.


이렇듯 <내 이야기!!>는, 특별한 전개는 아니지만 독특한 인물의 사랑 성공기를 그려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느꼈다면, 이루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지를 다지게 만든다. 놓치기 싫다면,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 역시 노력의 산물이다.



내가 특별히 이 영화를 아끼는 이유는, '재미'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이 만화인지라, 시작부터 끝까지 과장과 희화화가 끊이지 않는데, 나는 이 점이 '특별함'이라 생각한다. 한 남자의 순진무구한 사랑 덕분에 제대로 '삼쿵'할 수 있었던 이 영화가 던지는 또 하나의 교훈이 있다. 절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 것. 그리고, 지금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을 수 있으니 결코 외면하지 말자, 라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식물도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