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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나무를 심은 사람>

보기 드문 인격의 그가 일궈낸 기적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위 문단은 책<나무를 심은 사람>의 서문이다. 나의 눈에 포커스가 맞춰진 부분은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이다. 단순히 보기 드문 인격이 아닌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이란다. 물론, 제목에서 '나무를 심은' 사람은 긍정적인 심상의 캐릭터로 예상된다. 그렇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훌륭한 한 사람이 일궈낸 기적의 이야기를 담아낸 단편소설이다.



화자가 마실 물 한 모금도 발견하지 못한 곳에서 만나게 된 한 명의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 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가족을 잃고 양들과 함께 외로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주 '단순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나무를 심는 '일'에 대해서는 아주 '고집스럽다'. 화자와 사람들이 기억하는 마을의 개울은 언제나 말라 있었지만, 고집스러운 나무심기는 멋진 변화를 잇달아 보여준다.


물론, 시련이 없을 수 없다. 그는 두 차례의 전쟁(1, 2차 세계대전)의 시기[하지만, 그곳에서 엄청난 거리에 놓여있었기에 마음 쓸 이유가 없었다]에 놓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철저한 고독(심지어 말하는 습관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속에서 묵묵히 일을 해나갔다.


음? 나무심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라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훌륭한 인격의 그는 생색내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심지어 마을 관리자들은 기적의 공간을 '천연 숲(자연적으로 생긴 숲)'이라 부른다.



평화롭고 규칙적인 나무심기와 그의 집이 있는 고산지대의 공기, 소박한 음식은 부피에에게 '건강'까지 선사했다.


1913년, 화자가 훌륭한 인격의 그를 만난 때였고 마을에는 열 집인가 열두 집이 있었지만 단 세 명만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엘레아르 부피에를 만난 때인 1945년 6월(여든일곱의 나이)에는 마을의 공기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수도 스물여덟 명으로 늘어났으며 그 가운데는 젊은 부부도 네 쌍이 끼어 있었다. 1947년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생을 마감한 훌륭한 인격의 남자를 화자는 35년 간 관찰할 수 있었다.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세상의 변화를, 기적을 일궈낸 부피에는 '놀랍게도'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장 지오노의 실제 체험기를 바탕으로 엮어낸 <나무를 심은 사람>은, 생태·환경학 도서로도 읽히고 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짧지만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배경이 되는 남프랑스 오트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장 지오노는 환경운동가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자연을 해치는 '현대문명'을 비판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의 조건'을 제시해준다. 우리에게 진정한 씨앗을 건네주는 책이다. '진정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무엇일까? 결국, 우리 모두는 평화로운 환경 위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생의 목표가 아닐까?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 자연이라는 유한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선택하고 지속해나가야 할 것인가?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각종 자연재해, 그로부터 오는 각종 질병은 결국 '우리의 태도의 반격'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들어준다. 한 명의 소리 없는 현자(영웅)로 인한 기적을 통해 독자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연에 대한 경각심, 우리가 지녀야 할 인격에 대해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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