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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잔

지난 주말, 한 카페를 찾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려, 최고의 피서지가 된 카페. 나 역시, 그곳에서 영화 보기 전 시원함을 만끽하며 책도 볼 겸 들른 것이다.


혼자 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내 옆자리에 두 명의 중년 남성이 착석했다. 나이는 다른 듯 했고, 동생이 형에게 음료를 대접한 것 같았다. 한데, 형은 동생에게 "이, 밥 보다 비싼 걸 돈 주고 왜 사 먹냐."이거, 편의점의 포도 주스 아니냐."라며 연신 투덜대는 거다. 오히려, 대접한 동생이 미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아이러니한 상황.


사실, 카페의 음료들이 가성비가 훌륭한 건 아니다. 나도 이 의견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누군가와 오랜만에 재회하기도 하고,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카페는 단순히 음료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는, 두 남녀의 상황을 지켜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동생이 음료를 대접해줬기에, 둘은 (어찌됐든)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오랜만에 재회한 경우라면 카페에서의 시간은 더 없이 소중했을거늘.


동생에게 연민을 느껴, 그에게 안쓰러움이 뒤섞인 미소를 한 번 보냈다(나라면, 그 상황에서 한 소리 했을 듯).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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