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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허니와 클로버>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

초원을 가꾸려면 꿀과 클로버가 필요하다. 달콤함과 행운이 모이면 반짝이고 파릇파릇한 '청춘'이라는 초원을 키워낼 수 있다. '나는 벚꽃이 좋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지고나면 마음이 놓인다' 라는 독백으로 시작되는 영화<허니와 클로버>는 청춘이 깨닫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청춘 로맨스'다. 동명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인 만큼, 영화는 순수하고 또 순수하다. 영화는 가난하지만 꿈을 잃지 않는 미대생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시작된다.


<허니와 클로버>에 등장하는 미대생들은 그들 나름의 '아름다운 청춘'을 만끽하고 있다. 순수한 사랑이 있고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열정이 있다. 주변의 상황 때문에 포기하고 접어야 할 상황들이 있지만 그들은 잠시간 주춤하다가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당당히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한다.


미대생들을 가르치는 하나모토 교수의 조카이자 천재적인 미술의 재능을 가진 '하구미'를 보고 첫눈에 반한 '다케모토', 연상의 여인을 짝사랑하는 '미야마'. 그리고 그의 등 뒤에서 바라보는 '아유'. 잠적을 감춘 후 여행에서 돌아 온 괴짜 천재 복학생 '모리타' 역시 '하구미'의 그림을 보는 순간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모든 복잡미묘한 청춘들의 로맨스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청춘'을 정의내린다. 이들 청춘에서 약간 벗어난, 즉 순수한 열정을 지닌 벚꽃이 아닌 낙화하고 만 세대들이 보기에 이들의 사랑은 스토커와도 같고 때로는 휜 등뼈처럼 고장난 듯 불안하기만 하다. 공모전의 '틀' 때문에 추상화를 출품하지 못함에 방황하는 '하구'의 내면의 갈등과 낙담 역시 물질만연의 사회와 개인의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담아낸다. 


<허니와 클로버>는 예술과 현실을 넘나들며 소소한 에피스도들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랑과 예술을 은유 위에 놓고 펼치는 작품인 만큼,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작품이다. 특히 미대생들에겐 더없이 감정이입을 하기에 좋은 작품일거라 확신한다. 이 영화에서의 허를 찌르는 대사는 하구미와 모리타의 대화에서 등장한다. "왜 그림을 그리는 걸까?" 모리타의 물음에 하구미는 이렇게 답한다. "그리지 않고선 못 견디니까!" 이는, 단순히 미술에만 해당되는 발언은 아니다. "왜 사랑을 하는 걸까?"의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사랑을 하지 않고선 못 견디니까! 그렇다. 뜨거운 초원 위의 허니와 클로버는 '사랑' 없이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하고싶은 것들을 마음놓고 할 수 있는 시기, 청춘. 뭐든 포기하지 않고 고백할 수 있는 시기, 청춘. 이것이 바로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다.


아름다운 청춘! 벚꽃이 지면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은 청춘 이후의 시기는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면 되기 때문이 아닐까. 가장 아름답지만 결코 길지 않은 시기인 청춘. <허니와 클로버>를 통해 다시금 마음을 재정비해보는 건 어떨까! 언제나, 마음은 푸르디 푸른 청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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