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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추>

그들 생애 최고의 하루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영화<만추>.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감상하는 것 같다.

볼때마다 좋다.

긴 시간을 다루지 않아도,

이렇다할 캐릭터 간의 갈등이 있지 않아도 다양한 감정들이 깊이 파고드는 묘한 작품이다.


시간에 쫓기는 애나와 훈.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물리적으로 굉장히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남녀는 그들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낸다.

비록, 낮게 깔린 시애틀의 안개가 영화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마음으로 '소통'한다.





마냥 행복에만 젖어있지 않은 그들의 만남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고,

나아가 위험하게까지 보인다.


'어차피' 헤어져야만 할 사이임을 아는 타인과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

아련함, 슬픔을 안고 나아가지도 못할 관계.

그들의 약속 또한 안개에 가려져 희미하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만추>의 베스트 신을 꼽자면, 애나와 훈이 놀이공원에서 만나게 된 연인들의 연극 신과

수감생활을 끝내고 나와 커피숍에서 홀로 커피를 즐기는 애나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담은 엔딩 신이다.





연인들의 연극 신에서는, 그들. 특히 애나가 자신의 사랑관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어서 좋았고,

엔딩 신에서는 허망함과 슬픔, 착잡함, 혹시나 모를 기대 등 다양한 감정들이 애나를 휘감고 있는데.

그 감정들을 잘 표현해 낸 탕웨이의 연기력이 좋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애나와 훈.

그들은 짙은 인연임에 틀림없다. 언제 봐도 좋은 영화<만추>.

시니컬하게 다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남녀의 소통은 서로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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