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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홀 트루스>



범인은 가장 아닐 것 같은 (의외의)인물일 경우가 많다. 영화 <더 홀 트루스>에서도 이 법칙은 적용된다. 작품 속 사건은 명확하다. 사건은 한 남자의 죽음이고, 범인은 그의 아들이다. 가해자가 자백까지 한 이 명백한 사건의 변호사는, 아들(의뢰인)의 살인 행위가 정당방위라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의뢰인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더 홀 트루스>는 미스터리가 강점인 영화다. 변호사의 열정과는 달리, 의뢰인은 침묵한다. 그야말로 외로운 여정이다. 변호사가 이토록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의뢰인 가정과 친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여느 법정 영화들이 그렇듯, <더 홀 트루스> 역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건의 진상이 하나 둘씩 밝혀진다. 증인들의 증언이 펼쳐질 때마다 사건의 전후 사정이 스케치된다. 영화는, 과거를 상당수 보여줄 때까지도 미스터리의 끈을 팽팽하게 잡아끈다. 즉, 말미에 이르러서야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다는 뜻이다.


영화는 철저히 법정 내에서만 전개된다. 따라서 관객은, 법정 내 인물들의 '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의뢰인과 변호사, 증인들의 말이 영화를 이어가는 힘이다.


<더 홀 스토리>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다. 그 대상은 믿음이다. 믿음에 대한 두려움. 그 어떤 이도 쉽게 믿어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만든 작품이다. 또한, 진실이 아님에도 진실화될 수 있는 수많은 사건들 중 한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잔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 표현하는 것들 중, 과연 '진짜' 진실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의심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약한 피해자가 되기 싫다면 현명한 의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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