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은 하고 듣는 사람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다. 분명 필요한 말인데, 왜 이렇게 불편한 걸까.
나는 이 말에 유독 불편함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할 거리를 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타인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은 듣기 불편하니까, 앞으로는 그 말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게 어때?"라고 말한다.
'미안하다'의 남발은 나쁘다.
단지 그 한 마디를 통해, 자신의 과오를 싸그리 잊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들려 불편하다.
가장 쉬운 예로, 늘 약속에 늦는 이는 매번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등장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는 '미안하다'라는 장신구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이는 옳지 못하다. '미안하다'가 껍데기일 뿐이라면, 그것을 사용하는 이는 악용하는 것이다. 이래서 나는 '미안하다'의 악용이 불편하다.
유독 '미안하다'가 입에 밴 사람이 있다.
그다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일에까지 자신이 죄인인 마냥 구는 이가 있다. 이 역시 불편하다.
'미안하다'는 겸손, 예의와는 거리가 먼 표현이다.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미안하다(죄송하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 역시 미안하다를 잘못 구사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가령, 누군가에게 질문할 때마다 본론에 앞서 '죄송한데요'를 덧붙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나는 애써 "뭐가 미안한데? 그건 미안한 게 아니지"라고 충고하곤 한다(물론, 가까운 관계일 경우).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미리 주의와 신경을 쓰는 삶이 현명한 게 아닐까. 이 말의 화자와 청자 모두가 불편하다면 굳이 안 쓰는 게 낫지 아니한가, 라는 것이다. 물론, 확실히! 필요한 말이다. '미안하다'가 없다면, 더 무질서하고 무례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덜 쓸 수 있게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는다면, 덜 불편하고 덜 눈치보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