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내리는 비의 형태는 '휘몰아친다'는 표현이 곧잘 어울린다.
단기 집중 호우. 거세게 내렸다 이내 그친다. 그러다 또 다시 거세게 내리기를 반복한다.
비의 다채로운 표정을 확인할 수 있는 요즘.
밖을 우산 없이 거닐다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
어느 새벽이었다.
비가 내리다 그쳐 산책을 해볼겸 남산에 올랐다.
중턱에 올라 숨을 다진 후, 정상께 올랐을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즐기기로 했다.
다행히 나무 그늘 덕에, 빗방울을 덜 맞고 내려올 수 있었다.
비와 땀이 뒤섞여 불쾌함이 적지 않았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또한 잊지 못할 추억들 중 하나가 아니겠냐며.
#2.
잠시간 비가 멎는가 싶더니, 또 다시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비 내리는 풍경을 '즐기기' 위해 한강으로 향했다.
역시나 비는 멈췄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 아무렇지도 않은(어쩌면 흘러보낼 수 있는) 풍경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관찰의 힘'이다.
빗줄기를 열렬히 관찰하고 온전히 느꼈더니 색다르게 다가왔다. 제법 낯선 풍경으로 느껴졌다.
익숙하게 들어오던 곡들도 낯선 풍경 위에서는 낯선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렇게 세 시간 남짓을 보냈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을 확실히 잊지 않기 위해 이렇게 기록해둔다.
_2017.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