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추천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결국 '사랑'



인간사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경험은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주어진 이상 우리는 생을 이어가야 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생애 근간을 찾아 떠나는 인생 여행 같은 작품이다. 한편의 대서사시 같은 이 영화는, 신과 자연의 섭리에서부터 시작해 생명의 기원, 인간사의 다양한 단위(가족,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사를 관통하는 면면들을 다뤄낸다.


<트리 오브 라이프>가 인상적인 이유들 중 하나는, 대서사적인 이야기들을 함축적이고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매력 요소를 논할 때 빼어난 영상미를 빼놓을 수 없다. 다소 장엄하고 과장된 느낌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사를 자아낼 수밖에 없는 이미지들이 이어진다.


이 영화의 화자(중심 인물)은 '잭'이라는 소년이다. 잭의 가정은, 가부장적이면서도 억압적인, 모순으로 가득 찬 아버지와 자애롭고 순종적인 어머니, 어린 두 동생들이 있다. 맏형인 잭은 대조적인 부모 사이에서 혼돈의 시간들을 보낸다. 잭은 아버지의 권위에 이은 폭력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의한 살부의 충동까지 느낀다. 그 와중에 동생은 죽음에 이르고 이 비극에 대해 잭은 고통을 절감함과 동시에 신에게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한 평범한 개인과 가정사를 통해 인간사를 서사하는 <트리 오브 라이프>. 이 영화는 구약성서 '욥기'의 내용과 연이어져 있는, 다분히 종교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 속에 배어있는 신의 섭리를 상징적으로 표편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가히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확연히 느껴지는 철학적 분위기에 걸맞게 감독은 MIT 철학교수 출신이다. 다소 친절하고 설명적이지 않아, 대중들에게는 외면 받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사는 복잡하다. 다양한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인생사. 다양한 개인들이 존재하지만, 삶을 이루는 근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점이 친절하지 않고 함축적인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결국 생을 이루는 근간이자 힘은 '사랑'이다. 우리는 가족과 사회에서 다양한 사랑을 경험한다. 물론, 갈등과 고통이 동반되지만 사랑 없는 생은 괴롭기 일쑤다.


영화는 사랑의 힘을 각인시켜준다. 어릴 때, 잭은 결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 역시 억압과 폭력만 일삼는 자가 아님을 깨닫고 이해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트리 오브 라이프>는 한 편의 성장드라마이기도 하다. 미학적인 동시에 철학적인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는 필자의 추천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토록 뜨거운 부성애가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