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숨결을 따라 달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고 싶은 순간,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는 느림의 미학을 가장 낭만적으로 보여주는 여행 수단이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이 관광열차는 영주에서 철암까지 27.7km 구간을 달리며, 백두대간의 깊은 계곡과 숲 사이를 천천히 가로지른다.
흰 백호 무늬를 입은 외관과 복고풍 나무 인테리어, 그리고 객실을 감싼 통유리창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열차는 시속 30km로 느리게 달리기에, 바깥 풍경 하나하나를 찬찬히 눈에 담을 수 있다.
분천역, 양원역, 승부역 등 정차역에서는 잠시 열차 밖으로 나와 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먹거리나 특산물을 즐길 수 있고, 정겹고 소박한 풍경도 함께 마주하게 된다.
특히 산과 계곡 사이를 가로지르는 철로를 따라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풍경은 그 자체로 치유다.
냉난방 없이 자연의 기온을 그대로 느끼며, 겨울엔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고 여름엔 창밖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는 감성까지. 이 열차는 빠른 이동이 아니라 ‘천천히, 깊이’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을 택한다.
협곡과 바위산, 숲과 하늘이 조화를 이루는 백두대간협곡열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여행보다, 마음을 비우고 풍경에 스며드는 조용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이 열차에서는 그 느림이 곧 여행의 진짜 속도가 된다. 이번 주말, 복고 감성 가득한 기차에 몸을 맡기고 백두대간의 품속을 천천히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