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풍경 너머의 가치가 있는 인제 자작나무숲
강원도 인제, 그 깊은 산자락 속에 오롯이 숨어 있던 하얀 숲이 있다. 바로 인제 자작나무숲이다. 이곳은 최근 몇 년 사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졌지만, 사실 1974년부터 무려 21년에 걸쳐 조성된 국가 조림의 산물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 아름다운 풍경은 수십 년의 시간과 정성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숲은 총 69만여 그루의 자작나무로 이뤄져 있으며, 138헥타르 규모에 이른다. 하얀 껍질의 나무들이 수직으로 쭉쭉 뻗어 있는 풍경은 도심에서 보기 힘든 청량함을 선사한다.
특히 겨울철, 눈이 내린 날이면 흰 눈과 흰 나무가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의 매력은 단순히 눈으로 보기에 아름다운 숲이라는 점만이 아니다.
숲속 교실, 생태연못, 전망대, 나무계단, 나무다리 등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여행지로도 최적이다.
7개의 탐방로는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자작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일까.
5060세대에게는 ‘인생 산책길’로, 젊은 세대에게는 ‘힐링 성지’로 불릴 만큼 세대를 아우르는 숲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이 자작나무숲은 하나의 ‘경제 자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보고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자작나무숲을 찾은 이들은 주변의 식당과 상점에서 지갑을 열고, 이 소비는 지역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SNS를 통한 입소문, 자연 감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발길이 더해지며 이곳은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명소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고 있다.
숲 하나가 사람을 부르고, 그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역을 살린다. 인제 자작나무숲은 자연과 경제, 그리고 지역의 순환이 어떻게 아름답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올봄, 혹은 하얀 겨울이 다가올 무렵. 마음을 맑히고 싶은 날, 이 숲을 천천히 걸어보자. 자연은 아무 말 없이 우리에게 쉼과 방향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