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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땅따코 Apr 09. 2021

땡큐 포 콜링

전화가 울린다.

화면에 발신인의 이름이 뜨고

나는 고민한다.


이 전화를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


우선의 감정은 받기 싫다.

귀찮다.


받지 않으려다, 그가 받아줬던 나의 전화

누군가 받아줬으면 했던 나의 전화가 문득 생각 나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건 이가 대뜸 묻는다.


인생의 낙이 뭐야?

뭐 때문에 살아?


변변찮은 답조차 갖고 있지 않아

괜히 승질을 낸다.


그런 걸 왜 묻느냐고


그리고 말을 돌린다.

저녁거리를 사러 나가야 하는데

귀찮아서 나갈까 말까 고민이라고


그러니 저쪽에서 말한다.

무언가를 할까 말까 고민할 때

말까라는 결론을 내린다면

절대 그 이유가 ‘귀찮아서’만은 아니어야 한다고


나는 왜 그래야 하냐 묻는다.

그가 대답한다.

후회할거야


받기 싫은 전화였다.

그 받기 싫은 전화를 받고,

나는 인생에 남을 좋은 조언 하나를 들었다.

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을 위해 사냐고?

오늘 네가 나에게 건 전화 한 통처럼

그리고 내가 그 전화를 거절하지 않았던 것처럼


가끔씩 내게 주어지는 재미있는 타이밍

이야기

순간


그 이야기를 얻기 위해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해

나는 살아.


말하자면 오늘은 네가 내 삶의 낙이었지.


네 덕에 알았다. 오늘.

땡큐 포 콜링. 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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