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단지 너라는 이유로 특별하단다. 엄마에게 와줘서 고마워♥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잠시 놓았던 저의 그림책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는 제 아이의 첫 돌입니다. 벌써 출산한 지 1년이 지났네요. 그렇다고 지난 1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사진을 쭉 훑어보니 내가 이렇게 작은 아이를 키웠나? 싶을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와 저희 식구들은 벌써부터 엄청난 고슴도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입니다. 한참 개그우먼 이수지 님의 대치동 영상을 보며 약간 저희 집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열정적 라이딩을 해줄 마음도 적고 능력도 안되지만요) 바로 이 장면이었습니다!
"영재 모먼트!"
아이가 저희 말과 비슷한 옹알이를 하면 "언어영재 모먼트"
네모를 보여주고 다른 네모를 (아마도 우연히) 가리키면 "수학영재 모먼트" 라며 손뼉치곤 하기 때문이에요.
아이 할머니는 사촌 동생 사진을 보여준 뒤 "사촌 동생 어디 있어?" 하니 아이가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가리켰다면서 벌써 모든 걸 알아듣는다고 여간 똑똑한 아이가 아닌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떠시기도 했습니다. 약간의 재미도 포함되어 있지만 어쩌면 아이에 대한 각자의 바람이 조금 들어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잠시 아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들갑을 떨던 저에게 그림책 '너는 특별하단다'는 저의 마음을 다시 아이를 처음 만날 때의 초심으로 데려다주었습니다.
'너는 특별하단다'는 엘리라는 목수 아저씨가 만든 작은 나무 사람들 '웸믹'의 이야기입니다. 웸믹들은 매일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들고 다른 웸믹들에게 붙여주었습니다. 예쁘거나 재주가 있는 웸믹에게는 금빛 별표를 칠이 벗겨져 겉모습이 별로거나 재주 없는 웸믹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여주었답니다.
여기 잿빛 점표를 잔뜩 받은 펀치넬로가 있습니다. 펀치넬로는 재주가 없는 웸믹이었는데요. 남들보다 높게 뛰려 노력하다 상처가 나자 더 많은 점표가 붙고 점표가 붙었다고 또 점표가 붙었어요. 밖에 나가면 점표만 받으니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졌어요.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죠.
"난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봐."
그러던 어느 날 별표도 점표도 없는 웸믹 루시아를 만납니다. 웸믹들이 아무리 붙여도 루시아에게 붙은 표들은 떨어졌습니다. 그런 루시아가 부러웠던 펀치넬로는 비결을 묻습니다. 비결은 바로 웸믹을 만든 엘리 아저씨를 찾아가든 것이었습니다.
점표가 붙은 펀치넬로를 본 엘리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펀치넬로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나는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 표는 네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붙어 있는 거야. 내가 너를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기는지 알게 될수록 너는 그 표들에 신경을 덜 쓰게 될 거야."
"내가 너를 만들었고, 너는 아주 특별하단다. 이제부터 날마다 나를 찾아오렴. 그러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될 테니까"
아이가 태어났을 때 딱 엘리 아저씨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그런데 조금씩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아이 키와 몸무게의 백분위를 비교하디고 하고 아이가 좀 더 큰 편이면 엄청 기쁘더라고요. 대근육, 소근육 발달도 혹시나 늦으면 걱정이 엄청 되고 빠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앞에서 쓴 것처럼 혹시 우리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설레기도 하고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고민하며 설레발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도 특별한 아이인데 말입니다.
아이가 커서 나는 특별한 게 없다고 생각할 때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아 가끔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제 자신에게도 말입니다.
"아가야, 너는 존재만으로도 특별하고 소중하단다. 엄마, 아빠에게로 와 줘서 고마워! 정말 1초, 1분 항상 매 순간 사랑해♥"